[미디어펜=김규태 기자]양승태 전임 대법원장 당시 법원행정처가 청와대와 재판 거래를 시도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이번 주 법원 내 주요 자문기구 회의들이 잇따라 열려, 김명수 현 대법원장의 최종 결정에 영향을 줄 의견수렴이 어떻게 좁혀질지 주목된다.

김명수 대법원장의 지시로 출범한 '대법원 사법행정권 남용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은 지난달 25일 3번째 셀프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인사상 불이익 증거가 없어 고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다만 특별조사단이 당시 법원행정처가 청와대와 재판거래를 시도했고 대법원 숙원사업인 '상고법원' 도입에 청와대 협조를 얻고자 노력했다는 정황을 밝혀 관련자들의 고발이 빗발치고 있다.

특조단은 3차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행정처가 거래시도 문건을 만든 것은 사실이지만 판결 후 취합했고 재판이나 판결에 관여한 정황이 없었다"고 밝혔지만, 법원노조는 이미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민변 또한 5일 고발할 방침이다.

앞서 양 전 대법원장은 1일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상고법원 추진에 반대한 사람이든 일반재판에서 특정 성향을 나타냈던 사람이든 법관에게 편향된 조치를 하거나 불이익을 준 적이 전혀 없다"며 "대법원장으로 재직하면서 대법원 재판이나 하급심 재판에 부당하게 관여한 바가 결단코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법원 내 주요 자문기구 회의는 이번 주 국민과 함께하는 서울중앙지법 및 서울가정법원 판사회의(4일), 사법발전위원회 회의(5일)와 전국법원장간담회(7일), 전국법관대표회의(11일) 등이 열린다.

법조계는 김 대법원장이 11일 전국법관대표회의 의견수렴까지 참고한 후 13일 지방선거일을 지나 양 전 대법원장 및 당시 사법부의 재판거래 의혹에 대해 형사 조치를 취할지 여부에 대해 최종 결정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 사진은 2016년 9월6일 양승태 당시 대법원장이 김모 부장판사의 거액뇌물 스캔들과 관련해 국민들에게 머리숙여 사과하는 모습./자료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