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청와대가 야당이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를 거론하는 것에 대해 “그것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에 해당하는 말”이라고 언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안 좋아진 경제 상황을 전 정부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또 통계 등 정확한 수치로 이야기해야 하는 경제 문제를 정치 영역으로 끌어오는 것은 잘못됐다는 것이 전문가의 시각이다.
5일 청와대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을 통해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경제성장률이 2%대였고 저성장, 저고용으로 경제 활력을 잃었다”며 경제정책 실패는 전 정부에 해당하는 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경제성장률이 3%대로 회복하는 중”이라며 “여전히 미흡하고 국민들이 체감하기까지 부족한 점이 많지만 이전과 달리 이제 시작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 정부의 경제정책은 실패한 것이 아니라 점차 좋아지고 있으며, 오히려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경제 정책이 잘못된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현진권 전 자유경제원 원장은 “정치는 측정할 수 있는 지표가 없기 때문에 말장난이 가능하지만 경제는 통계로 이야기하는 ‘팩트’의 문제”라며 “이 부분을 무시한 청와대의 발언은 자신들이 ‘경제 문외한’이라는 것을 자백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현 원장은 “팩트로 이야기하는 경제 문제를 정치 영역으로 끌어와선 안 된다”며 “확실한 건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경제 철학과 현 정부의 경제 철학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과, 최근 들어 각종 경제 지표의 수치가 하락하고 있고, 실업률은 최악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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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 전경./사진=청와대 제공 |
최근 1년 사이 경제 상황이 안 좋아진 것은 전 정부 탓이 아닌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경제 정책 방향에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 동안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악화된 소득격차를 축소해 왔다”며 “그것을 단 순간에 소득격차 확대로 몰고 간 것이 문재인 정부”라고 지적했다.
또 “이명박 대통령은 금융위기 중에도 OECD 국가 중 한국과 호주만 플러스 성장을 하는 선방을 했다”며 “문재인 정부는 세계 경기가 확장 국면인 지금 경기 선행 지수가 100 이하로 떨어지는 경기 침체를 예고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소득주도성장,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인 효과가 90%다”라고 언급해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최저임금 인상이 저소득층의 실직으로 이어지고 있는 현실을 외면한 발언이기 때문이다.
특히 문 대통령이 언급한 90%라는 수치가 ‘엉터리 통계’라는 지적이 제기되며 청와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더욱 가중된 상태다. 해당 통계는 근로자 가구만을 대상으로 삼아 근로하지 않는 자영업자, 무직, 실직자 가구를 제외한 상태에서 90%라는 수치를 끌어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병태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의 혜택은 고용된 근로자들이 가져갔고, 이것은 자영업자와 무직자의 희생으로 이전된 소득”이라고 지적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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