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채용비리 여파로 주춤했던 금융회사들이 일자리 창출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은행권이 올해 채용규모를 지난해보다 대폭 늘려 청년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고 있지만, 채용비리 여파로 불거진 채용방식을 둘러싸고 이견은 계속되고 있다. 본지는 총 3회에 걸쳐 금융권 채용비리 사태에 따른 후폭풍과 나아가 채용절차의 공정성 확보에 대해 짚어본다. (편집자주)
[금융권 채용비리③] 금융권 채용 공정성 담보하기 위해선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은행권 채용비리 논란의 중심에 있던 임원직 추천제가 폐지된다. 은행권이 채용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은행권 채용절차 모범규준’을 마련하고 이를 적용한다.
이번 모범규준 마련과 관련해 경제전문가들은 채용절차에 외부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채용과정이 공정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감시·감독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한데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은행이 추구하는 인재상에 대한 ‘뚜렷한 기준’과 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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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9월 13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알림 1관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 모습./미디어펜 |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은행연합회는 은행권 채용과정에서 공정성이 훼손된데 대해 사회적 우려가 큰 것을 고려해 은행산업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모범규준을 마련하고, 19개 회원은행에 적용하기로 했다.
이번 채용비리 논란의 중심에 섰던 ‘임원직 추천제’는 폐지되며, 일부 은행에서만 치르던 필기시험도 전면 확대된다. 성별, 연령, 출신학교, 출신지, 신체조건 등 지원자의 역량과 무관한 요소로 인한 차별도 금지된다.
특히 외부인사 참여를 통한 공정성 확보와 신뢰성 확보를 위한 관리체계도 만들었다. 채용과정에 감사부서 또는 내부통제부서가 참여해 채용 관리 원칙과 절차 준수 여부 등을 점검하고, 청탁 등 부정행위에 대한 의심이 있는 경우 즉시 신고해 처리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된 것이다.
아울러 부정입사자는 채용 취소 또는 면직 처리되며, 일정기간 응시자격이 제한된다. 이에 관련한 임직원도 내부 규정에 따라 징계를 받게 된다. 채용비리에 의해 피해를 본 응시자에게는 피해 발생단계 다음 전형에 응시할 수 있는 구제책도 내놨다.
이와 관련해 이필상 서울대 초빙교수(전 고려대 총장)는 채용비리 근절을 위해 채용절차에 외부 전문가들을 참여해 공정성을 강화한 부분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교수는 “금융회사는 규제산업으로 일반기업보다 더 무거운 공공성과 책임성이 요구된다”며 “따라서 채용절차에 외부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채용과정이 공정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감시‧감독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한 것은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필기시험 도입과 관련해 자칫 정량적인 평가에 치우치다 보면 은행마다 추구하는 인재상을 가려내는데 한계가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선 “정량적인 평가가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우선 은행이 추구하는 인재상에 대한 뚜렷한 기준을 정하고 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경제전문가는 “금융회사별 특성에 맞는 인재채용에 있어서 자율성이나 유연성이 저해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면서도 “지금까지 채용관행으로 일관했던 방식이 현재 국민정서에서 벗어나는 만큼, 누가보더라도 납득할 수 있는 채용과정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