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최악 참사불구 여당 선전, 새민련은 대안야당 변신해야

 6. 4 지방선거, 절묘한 분할과 경고 그리고 냉정한 현실적 고려
-민심은 청와대와 정치권 모두에게 경고, 대통령에게 심기일전 촉구

   
▲ 성준경 미디어펜 논설위원
6. 4 지방선거에서 보여준 민심은 소름끼칠 정도로 절묘했다. 선거 결과를 놓고 볼 때 청와대와 여야 정치권 그 누구도 승자가 아니었다. 마치 탁월한 연출가가 세월호 사고와 맞물려 드러난 대통령과 청와대의 무능, 여야 정치권의 정략적 사고에 대해 무서운 경고 속에서도 국가의 내일을 위해 고육지책(苦肉之策)의 심정으로 이들 모든 정파들에게 기회를 한 번 더 주는 냉정한 현실적 안배를 한 것으로 보인다.  6.4 지방선거의 내용 구성은 준엄함 그 자체였다. 이제 민심이 던져준 공은 대통령과 여야 정치세력들에게 넘어갔다. 민심은 그들이 선거과정에서 그토록 부르짖었던 환골탈태(換骨奪胎)의 모습과 국가의 미래를 어떻게 설계해 나갈 것인지를 두 눈 부릅뜨고 직시하고 있을 것이다.

6.4 지방 선거, 정치권 모두에 경고, 또 한 번의 기회부여

집권당인 새누리당은 영남권 부산·경남·울산·대구·경북과 수도권의 경기·인천과 제주 등 8곳에서 승리했다. 새정치연합(새정치연)은 서울과 호남권인 광주·전남·전북과 충청권인 충남·충북·대전·세종시와 강원시 등 9곳을 이겼다.

새누리당과 새정치연의 광역단체장 숫자는 기존의 '9대 8'에서 '8대 9'로 역전되었다. 수치상으로 새누리당이 역전 당했지만 '세월호 참사'라는 집권세력 입장에서 볼 때는 쓰나미급 악재 속에 실시된 선거에서 수도권 2곳을 이겼다는 것은 나름대로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새정치연 입장에서는 지도부의 운명과 직결되어 있는 텃밭 광주에서 전략공천 후유증 속에서도 압승을 거두었다. 충청권 등 중원 4곳을 싹쓸이 한 것은 선전의 의미가 있다. 광역단체장 숫자만 놓고 보면 여야 어느 곳의 승리했다고 장담 할 수 없을 정도의 절묘한 황금분할 구도이다.

이번 선거에서 주목해 볼 대목은 수도권 광역단체장 선거결과이다. 수도권은 대선과 총선을 비롯해 모든 주요 선거의 바로미터이자 민심의 냉정한 척도역할을 하는 지역이다. 이곳에서 서울은 새정치연 박원순, 인천·경기는-새누리당 유정복과 남경필로 표심이 냉정하게 갈라졌다는 것이다. 서울에서는 새정치연 박원순 후보가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에게 13%이상의 큰 차이로 낙승했고 경기·인천에서는 새누리당 남경필과 유정복 후보가 신승했다. 인천에선 유정복 후보가 어려울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깨고 승리한 것은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유 후보는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이는 여야 누구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내용들이다.

수도권 기초단체장의 경우도 수도권 광역단체장과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기초단체장 중 서울 25개에서 새누리당은 강남 3구를 비롯한 5곳에서 승리해 지난 지방선거와 비슷한 분포를 보였고 경기지역에서는 31개 단체장 중 15곳을 확보함으로써 지난 선거의 10곳보다 5석을 더 획득했다. 비례대표 정당지지율에서는 새누리당이 서울 45.0% · 새정치연 45.6, 경기도 새누리당 47.6%· 새정치연 43.6%가 나와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한편 전국 기초단체장 선거는 총 226곳 가운데 현재 새누리당 124곳, 새정치연합 72곳에서 승리했다. 새누리당은 2010년 지방선거 당시 82석과 비교할 때 괄목할 만한 성공을 거두었고 새정치연은 92석에서 82석으로 후퇴했다.

지방선거의 내용은 한마디로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 즉 민심은 대통령을 비롯한 여야 제반 정치권에 일차적으로 준엄한 경고와 함께 울며 겨자 먹는 심정으로 국가대계(國家大計)와 국민의 안녕을 위해 ‘미워도 다시 한 번’ 기회를 더 부여한 것으로 관측된다.

   
▲ 박근혜대통령이 4일 청와대 인근 한 초등학교에서 투표를 한 후 기표소에서 나오고 있다. 박대통령은 세월호 참사이후 민심수습과 관피아 등 적폐해소를 통한 국가개조에 올인하면서도 국민대통합형 인사에도 힘써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보내는 민심의 경고와 목소리

세월호 사고이전 까지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집권 2년차에서 60%를 넘어서는 고공행진을 계속했다. 새정치연 등 야권은 작년부터 국정원 대선개입 등 여러 현안으로 대통령을 공격하며 정권 심판론으로 이번 지방선거를 돌파하고자 했지만 더욱 공고해지는 대통령의 지지율 앞에서 무력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미증유(未曾有)의 국가참사인 세월호 사고가 터졌고 그 과정에서 보여준 대통령과 청와대의 무능과 혼선은 국민적 분노와 실망을 자아냈다. 이런 가운데 야권은 지방선거 국면을 재빠르게 민심에 기댄 ‘정권심판론’ 구도로 몰고 갔고 선거 결과는 예측불허 상황으로 돌변했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을 지켜달라며 대통령을 선거 전면에 내세우며 야당의 ‘정권심판론’에 맞섰다. 결과론적으로 이 전략은 주효했다. 박 대통령과 집권 새누리당은 서울을 제외하고는 잃었던 인천을 되찾았고 전국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지난 선거와는 다른 유의미한 성공을 거두었다. 돌아서던 텃밭 부산의 민심도 눌러 앉혔다.

결과론적으로 이번 선거는 자칫 잘못하면 집권 2년차에 선거결과에 따라 레임덕에 빠져 국정동력을 상실할 뻔 했던 박 대통령에게 민심은 경고와 함께 심기일전(心機一轉)의 심정으로 세월호 참사이후의 흩어진 민심수습과 관피아 척결 등 국가개조라는 국가적 현안 등을 엄격하게 처리해달라는 염원을 담은 마음으로 기회를 준 것으로 보인다.
 

전체 선거판도에서 세월호 참사 여파로 정권심판론에 봉착할 뻔 했던 새누리당이 이 정도 선전한 것은 집권 여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집권 2년차인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가 제대로 일을 하도록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민심 때문임을 알아야 한다.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이번 지방선거 민심을 오판해서는 안 된다. 서울에서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가 역대 서울 지방선거 사상 최대차로 야당에 참패했고 강남 3구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기초단체장을 다 내어주었다는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서울은 내일의 민심을 내다 볼 수 있는 척도임과 동시에 차기 대선과 직결되는 대한민국의 심장인 곳이다. 이곳에서의 민심 이반은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대한 심각한 경고의 의미가 있음을 직시하고 겸허한 마음으로 민심의 동력을 얻을 수 있도록 이전과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국민에게 나아가야 한다.

또한 새누리당은 이번 서울선거의 참패 교훈을 분명히 되새겨야 한다. 아울러 부산에서 석패할 뻔 했던 그 표심도 직관해야 한다.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은 향후 집권당의 책임과 의무 속에 정책 능력과 비전제시를 통해 당당히 선거에 임해야 한다. 이번 선거처럼 집권당으로서의 면모보다는 대통령의 치마폭에 기댄 선거를 향후에 다시 한다면 이번 서울 선거처럼 국민의 심판이 매서울 것임을 직관해야 한다.

 새정치연에게 보내는 민심의 경고와 목소리

이번 선거는 세월호 참사라는 국가적 재난 속에 치러진 선거로 야당에게는 큰 기회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당이 서울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승리하지 못한 원인은 대안 야당의 면모보다는 정부와 여당의 실정에 따른 반사이익 챙기기에 급급한 모습 속에 국가와 국민의 내일을 위한 그 어떤 고민도 그들에게 발견할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민심은 새정치연의 김한길·안철수로 대표되는 무능하고 정략에만 밝은 야당의 리더십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과 전국 기초단체장 및 기초의원 선거결과는 이를 잘 증명해 준다.

새정치연은 그동안 대안야당의 면모로 합리적인 견지에서 대통령과 정부여당을 견제하기 보다는 속이 훤히 보이는 정략적 꼼수와 발목잡기 정치로 일관해왔다. 김한길·안철수의 명분 없는 합당과 이후 당 운영 과정은 그들이 말하는 새정치의 허구성을 잘 보여주며 민심의 질타를 받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새정치연이 나름대로 선전한 것은 세월호 사고에 대한 반사이익이 크게 작용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민심은 새정치연에게도 한 번 기회를 준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연은 이번 선거에서 기회를 준 민심이 반영된 내용은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무조건적 비판과 견제보다는 합리성을 담보해야 함과 동시에 국가적 현안 앞에서는 정략적 비판보다는 초당적인 협조를 할 수 있는 성숙된 대안야당의 자세를 견지하라는 것임을 직시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에 대해 지방 선거 민심은 질책과 함께 세월호 사고수습의 원만한 마무리와 관피아 척결 및 대한민국의 60년 적폐(積弊) 등 대통령이 국민 앞에 약속한 국가개조에 진력을 다해 달라는 염원을 담아 기회와 함께 힘을 쏟아주었다. 박 대통령과 정부는 이번 지방선거에 안도하고 자만해서는 절대 안 된다. 민심은 박 대통령과 정부는 물론 집권여당에게도 강력한 경고와 함께 기회도 동시에 기회도 부여했음을 냉철하게 인식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향후 해야 할 최대 과제는 국민통햡을 위한 리더십 발휘이다. 세월호 사고 이후 국민이 대통령과 정부에 받은 상처와 실망은 크다. 그리고 국론은 사고이전 보다 더욱 갈라져 사분오열(四分五裂)되어 있다.

박 대통령은 향후 총리 및 내각인선에서 영남 일변도의 편식된 인사구조 타파와 함께 국민이 공감할 수 있고 국가적 당면현안인 국가개조에 진력할 수 있는 도덕성과 능력을 겸비한 인물을 발탁할 수 있도록 이전과 다른 관점에서 인사쇄신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즉 내가 다루기 편하고, 내 말 잘 잘 듣는 길들여진 인사를 발탁하기 보다는 대통령에 대한 진정한 애정에 기초해 나라와 국민을 위해 직언도 과감 없이 할 수 있는 소신 있는 총리와 장관 등으로 내각을 구성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야권 인물 중에서도 도덕성과 능력 및 개혁성을 갖춘 인물이 있다면 과감히 발탁해 야당도 국정의 동반자로 인정하고 견인할 수 있는 통 큰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박 대통령은 만기친람(萬機親覽) 행태의 국정운영의 위험성을 직시해야 한다. 그런 식의 국정운영은 민심과 유리된 판단과 결단을 도출할 위험성이 내포되어 있고 국정의 경직성을 초래함으로써 국정난맥의 원인이 된다. 박 대통령은 이제부터라도 국민과 함께하고 마음을 나누는 국민친화적인 소통 대통령으로서 지난 대선 때 다짐한 100% 국민과 함께한다는 국민통합형 대통령의 면모로 일신해야 한다. 이와 같이 박 대통령인 일신과 함께 심기일전(心機一轉)으로 국정을 살핀다면 세월호 이후 갈라진 민심 수습과 함께 국론통합도 자연스럽게 이루어 질 것이다.

이는 이번 선거에서 민심이 박 대통령과 정부에 부여한 국정동력을 더욱 공고히 함과 동시에 국가개조 및 남북관계, 심상치 않은 동북아 질서 재편 움직임, 세월호 사고 이후 더욱 가속화 되고 있는 내수경제 약화로 인한 서민 경제 및 국가경제 붕괴 움직임 등 당면한 국가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첩경으로 작용할 것임을 확신한다. [미디어펜=성준경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