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한국경제연구원이 미국 트럼프 정부의 규제개혁 정책이 미국 산업의 부흥을 선도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보다 적극적인 규제개혁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18일 한경연에 따르면 트럼프노믹스의 주요 골자는 대규모 감세, 인프라 투자, 규제개혁이 핵심이다. 특히 과도한 규제가 미국의 경제성장을 가로막고 있다는 인식이 매우 강하다.
백악관 규제개혁 보고서에서는 미국이 1980년대 수준의 산업규제 수준을 유지했다면 GDP(2012년 기준)가 25% 가량 증가했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기조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신규규제 1건 당 기존규제 2건을 폐지하고, 연내 총 규제비용의 증가분이 0을 넘지 않게 하는 규제비용총량제 시행을 위한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규제개혁 시스템 개혁뿐만 아니라 안전, 환경, 개인정보 관련 규제 등 산업발전을 저해하는 규제 개혁도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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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대 미국 정부 취임 1년 간 신규규제 비율./표=한국경제연구원 제공 |
트럼프 정부의 규제개혁 성과는 전임정부와 비교했을 때 더욱 두드러진다. 오바마 정부 8년 동안 연평균 110억 달러의 규제비용이 발생했고, 트럼프 정부는 2017년에만 5억7000천 만 달러를 절감했다.
또 오바마 정부는 첫해 51개의 신규규제를 입법한 반면, 트럼프의 경우 신규규제는 3개에 그치고 67개의 기존규제를 폐지·개선했다. 신규규제 1개 당 기존규제 2개를 폐지하는 규제비용총량제의 당초 목표를 넘어서 신규규제 1건 당 22개의 기존규제를 폐지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트럼프 정부의 신규규제 입안 속도도 전임 정부에 비해 훨씬 느리다. 레이건 정부부터 오바마 정부까지 연평균 신규 중요규제 개수를 분석했을 때, 레이건 19.9개, 부시I 45.2개, 클린턴 45.1개, 부시II 44.8개, 오바마 61개로 집계됐다.
트럼프의 경우 8개월간의 수치이긴 하나 2017년 총 3건으로 전임 정부들보다 훨씬 적은 수치를 보였다. 또 취임 첫해 전체규제 대비 신규규제 생성 비율이 오바마 정부는 1.98%였지만 트럼프 정부는 0.65%로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친기업 정책이 기업투자 유도, 향후 경기전망도 긍정적으로 평가
미국 기업들도 트럼프 정부의 친기업 정책에 화답하고 있다. 애플은 향후 5년 간 3500억 달러, 인텔은 70억 달러, 크라이슬러·GM·포드 등 자동차 회사는 10~12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하는 등 기업들이 투자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골드만삭스는 2018년 미국 기업들의 투자가 작년보다 11% 늘어난 1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전미제조업협회(NAM)의 2017년 4분기 경기전망 설문조사에서는 응답기업(662개 업체)의 94.6%가 긍정적이라고 답변했다. 이는 오바마 정부 말기 2016년 연평균 수준 64.3%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그에 비해 우리정부의 규제개혁 성적은 아직 미흡한 수준이다. 2017년 말 KDI가 경제전문가 489명 대상으로 실시한 규제개혁 정책 설문조사 결과 우리나라의 최근 규제개혁 성과가 일본보다 저조하다는 답변이 77.9%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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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싱가포르 통신정보부 제공 |
저조한 규제개혁 성과의 근본원인으로는 ‘규제개혁 정책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부족(24.7%)’, ‘정부의 규제개혁 추진의지 부족(21.0%)’ 등을 꼽았다. 향후 경기전망 또한 좋지 않다. 한국경제가 여전히 ‘냄비 속 개구리’처럼 서서히 나빠지다 곧 큰 위기에 봉착한다는 주장에 88.1%가 공감했다.
기업 경영에 활력을 줄 수 있도록 규제개혁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첫째, 규제비용총량제 법제화를 통한 규제 비용의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는 2014년부터 규제비용관리제를 시범운영하고 있으나 법제화가 미뤄져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다. 규제비용총량제가 좀 더 실효성 있게 시행될 수 있도록 법제화가 필요하다.
둘째, 중소기업, 신산업, 창업분야에 편중된 규제개선 정책의 수정이 필요하다. 2017년 현 정부 개선규제 77건이 기업·산업 관련 규제다. 이중 약 75%(58개)가 중소기업·신산업·창업만을 대상으로 하는 규제였다.
서비스산업 규제완화를 제외하면 기존 전통산업에 대한 조치는 전무하다 할 수 있다. 우리 경제를 이끌어왔던 제조업 등 주력 산업에 대한 규제개혁 계획을 추가적으로 수립하고 이행할 필요가 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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