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시장에서 8개 주요 수출품목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와 중국의 수출경쟁이 갈수록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8일 '한·중·일 수출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지난 2005년부터 중국의 무역특화지수가 한국을 추월한 가운데 8개 주요 수출 품목에서도 중국의 추격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무역특화지수는 현대경제연구원이 총수출액과 총수입액을 기준으로 산출한 수치다. 0보다 크면 '수출 특화', 그 반대면 '수입 특화'를 의미한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석유화학·철강·철강제품·기계·IT·자동차·조선·정밀기기 등 8대 수출품목의 종합 무역특화지수는 0.09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2000년의 0.04에서 소폭 상승한 것이다.

중국의 무역특화지수는 2000년 -0.11로 수입특화 상태였지만 지난해에는 0.04를 기록하면서 우리와의 격차를 크게 줄였다.

8대 품목 중 특히 중국은 IT, 조선 분야 등을 중심으로 빠른 속도로 수출경쟁력을 높여나가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IT산업 무역특화지수는 0.30으로 2006년 0.24 보다 0.06 상승했다.

중국의 경우 2006년 0.02였던 IT산업 무역특화지수는 7년만에 0.12로 6배나 뛰어올랐다.

정 선임연구원은 "특히 중국이 철강·철강제품·기계 3개 품목에서 빠르게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한국과의 격차를 더욱 벌여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나라가 중국을 따라잡기 어려워진다는 뜻이다.

지난해의 경우 우리나라와 중국의 철강 무역특화지수 차이는 0.25로 2012년(0.20)보다도 더 벌어졌다.

철강제품과 기계의 무역특화지수 차이도 1년 사이에 각각 0.47에서 0.55로, 0.23에서 0.27로 확대됐다.

정 선임연구원은 전반적으로 중국에 뒤쳐지고 있는 수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주요 수입 품목을 중심으로 선별적이고 집중적인 국산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천기술 부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산학연 연구네트워크 강화 등을 통해 부품ㆍ소재 국산화율을 높임으로써 부가가치의 해외 유출을 방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협력 채널을 확대하여 관세 및 비관세 장벽 등 무역장벽을 완화하는 등 수출시장 다변화 방안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