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가 점차 자신감을 회복하고,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의 실업률이 떨어지고 있지만 한국 경제만큼은 좀처럼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 모습이다. 이 가운데 경제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금융권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 주택대출금리 인상, 채용비리 등으로 얼룩져 요동치고 있다. 본지는 최근 금융권의 주요 이슈에 대해 알아보고 각각의 사태가 한국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을 진단해 본다. [편집자주]
[요동치는 금융권③]'채용비리' 전‧현직 은행장 재판에…신한도 "예의주시"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지난 8개월간 금융권을 뒤흔들었던 은행권 ‘채용비리’ 사태가 검찰의 중간수사 발표로 재판에서 진위를 가리게 됐다.
은행권은 채용비리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향후 재판결과가 남아있는 만큼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신한금융그룹은 채용비리 논란과 관련해 이번 검찰 수사 결과에서 제외됐지만, 전방위적 압박을 받고 있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검찰청 반부패부는 지난 17일 중간 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우리은행과 KEB하나‧KB국민‧부산‧대구‧광주은행 등 6개 은행에 대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수사를 진행한 결과 전‧현직 은행장을 포함해 모두 38명을 재판에 넘겼다. 이 중 12명을 구속기소하고 2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에 따라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을 비롯해 함영주 하나은행장, 성세환 전 BNK금융회장 겸 부산은행장, 박인규 DGB금융 회장 겸 대구은행장 등 전‧현직 은행장이 줄줄이 기소됐다. 다만 김정태 KEB하나금융 회장과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재판을 피하게 되면서 최악의 상황은 면하게 됐다.
검찰은 이들 은행에 대해 청탁이 있을 경우 별도로 청탁대상자 명부를 만들어 채용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관리한 것으로 파악했다. 또 서류전형 또는 면접 전형단계에서 점수조작 등을 통해 청탁대상자를 합격시키는가 하면 성별과 학력으로 채용을 차별한 사례도 확인했다.
은행권에서는 전‧현직 은행장을 비롯한 주요 관련자들이 기소된 만큼 말을 극도로 아끼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향후 재판 결과가 남아있는 만큼 현재 뭐라고 언급하는 것은 옳지 않은 것 같다”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그룹 역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이번 검찰 수사 결과에서는 제외됐지만 전방위적 압박을 받는 터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서 서울동부지검은 지난달 금감원으로부터 신한은행 등 계열사 채용비리 수사참고 상황을 넘겨받아 지난 11일 신한은행 본사와 인사담당자 거주지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본격 수사에 들어갔다.
금감원은 올해 4월부터 약 한 달 간 신한은행‧카드‧캐피탈‧생명 등 4개 계열사에 채용비리 검사를 진행한 결과 총 22건의 특혜채용 정황을 확인했다. 이 중 임직원 자녀 채용비리 의혹 건은 13건으로 전 금융지주 최고경영진 관련인을 포함한 정치인‧금감원 직원 등이 연루된 정확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현재 수사 중인 신한금융 채용비리 사건에 대해서도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치 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