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 점유율이 20%를 앞두고 있다. 정부가 지난 1988년 수입차 시장을 전면 개방한 이후 30여년 만의 성과다. 최근에는 한국시장 보다 3배나 큰 것으로 알려졌던 일본의 수입차 판매량을 넘어서는 기염을 뿜었다. 초기 5곳에 불과했던 수입차 브랜드는 현재 26개 500여모델로 증가했고 이런 다양성에 힘입어 매년 20%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수입차 모델의 다양화로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은 넓어졌다. 하지만 급속도로 성장하며 문제점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정가를 알 수 없는 차량가격과 수익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사회공헌 등 문제점들이 꾸준히 지적되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수입차 20만 시대 명암'이라는 주제로 이같은 문제점들을 심층적으로 분석해봤다.<편집자 주>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의 판매비중이 20%에 육박하고 있지만 여전히 업체마다 다른 판매가격으로 소비자들이 곤란을 겪고 있다.
국산차의 경우 정가제를 통해 일괄된 가격으로 판매를 하고 있는 반면 수입차는 수입차 한국법인이 아닌 판매사를 통해 판매가 이뤄지면서 이 같은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수입차를 제값주고 구매하면 호갱소리를 듣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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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의 판매비중이 20%에 육박하고 있지만 여전히 업체마다 다른 판매가격으로 소비자들이 곤란을 겪고 있다. /사진=미디어펜DB |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동차 판매량 중 15.23%였던 수입차 점유율은 2~3년 안에 20%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수입차 판매사가 할인을 통해 국내 소비자들의 진입장벽을 낮춘 것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높은 할인을 적용해 구매한 소비자들의 차량 가격이 제각각이라는 것이다.
국산차의 경우 지난 2011년경부터 정가제를 시행하고 있어 이런 소비자들의 불이익을 최소화 한 것과 달리 수입차의 경우 독특한 판매구조 때문에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수입차는 여러 개의 공식 인증 판매사를 두고 제각기 다른 할인율을 적용하고 있다.
이는 브랜드 이미지를 위해 고가 정책을 유지하는 수입차 가격에 그만큼 거품이 끼어있다는 반증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일부 업체들은 할인폭을 키우는 대신 수입차업체들이 운영하고 있는 캐피탈을 이용해 할부 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비용 부담을 늘리는 등의 방식으로 표면상으로만 할인을 해주는 경우도 있다.
이런 방식으로 판매사마다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보니 직접 발품을 팔아도 많은 할인을 적용받아 구매해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한 것이 맞는지에 대한 찜찜함은 여전히 남는 다는 게 구매고객들의 중론이다.
반면 이 같은 방법을 활용하지 않은 소비자들의 경우 비싼 가격에 차를 구매할 수밖에 없다.
수입차 한국 판매법인이 이 같은 방식을 활용하는 이유는 적은 비용으로 전국적인 판매망을 구축할 수 있고, 재고 관리나 애프터서비스로 인한 비용 발생을 딜러에게 전가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수입차 한국판매법인은 다수의 판매사에서 차량을 판매한다. 이 판매사들이 판매사원을 고용해 최종 소비자들에게 차량을 판매하고 애프터서비스까지 판매사에서 담당하는 구조다.
판매사원들의 월급이 아니라 판매실적에 따라 수당을 받는 방식이다. 이렇게 중간유통 과정이 많아지면서 거품이 발생하기 쉽다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이런 경쟁 과열로 인한 판매사원들의 고충도 문제가 되고 있다. 고정된 월급이 아닌 수당을 지급받는 판매사원들이 경쟁과열로 고객유치를 하기 위해 자신들의 수당 일부를 고객에게 돌려주는 방식까지 일부에서 진행되고 있다.
판매사원들은 금액에 민감한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재살깎기 식의 영업까지 진행하며 자신들의 수당을 챙기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같은 모습은 과거 국산차량들이 정가제를 시행하기 전 나타났던 것으로 영업사원이 자신에게 떨어지는 수당의 일부를 차량구매 고객에게 돌려주며 판매대수를 늘렸던 방식이다.
국산차의 경우 월급이외의 수당을 돌려주는 방식이었지만 월급이 없는 수입차 영업사원들에게는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모습의 판매방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입차들의 경우 이미 높게 책정된 가격에서 프로모션을 통한 할인을 적용하고 있다”며 “이는 소비자들에게 해택을 제공하는 것 같은 착시효과를 줄 수는 있지만 실제 해택으로 보기에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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