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총성 없는 전쟁을 벌어지고 있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이미 인공지능(AI)·로봇·빅데이터 등의 신산업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며 기술 경쟁력을 쌓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냉혹하다. 정부와의 엇박자가 계속되는 기업들의 경쟁력에는 좀처럼 물음표가 지워지지 않고 있다. 미래가 더 암울하다는 비관론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우리의 현실과 기업들의 성장 엔진 재점화를 위한 과제들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미디어펜=조한진 기자]총수 경영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확산되면서 대기업들의 경영 시스템이 위협받고 있다.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정부는 ‘금융그룹 통합감독’ 제도 도입과 대기업 공익법인에 대한 제도 개선안을 추진하는 등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미래 경쟁력 확보에 절치부심하고 있는 기업들은 점점 코너로 몰리는 모습이다. 정부가 요구하는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경영권이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미래 청사진을 제대로 그리기 어려운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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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2일 재계에 따르면 다수의 기업들은 총수 경영의 근간이 흔들리면 미래 경쟁력에도 치명타를 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기업들은 정부의 밀어붙이기 식 정책추진을 우려하고 있다. 당장 이달부터 시행되는 금융그룹 통합감독으로 삼성에 큰 부담이 더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재계 안팎에서는 금융그룹 통합감독이 사실상 삼성을 타깃으로 했다는 분석이 나왔었다. 이 제도는 금융그룹의 자본 적정성을 볼 때 향후 비금융계열사가 금융계열사에 미치는 위험요소까지 고려한다는 것이 골자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갖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은 약 29조원 규모다. 금융그룹 통합감독 기준에 맞춰 삼성 금융계열사가 삼성전자 주식을 처분하면 총수 일가의 삼성전자 지배력 약화로 연결될 수 있다. 삼성으로서는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와 동시해 지분율을 확보해 경영권을 지키려면 천문학적 규모의 자본 투입이 필요한 상황이다.
재계에서는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경제 정책이 결국 우리기업의 장기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존 경영 시스템의 장점을 배제하고, 완충 기간도 없이 새로운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법인세·상속세 등의 인하는 고려하지 않으면서 경영의 지속성을 단절시키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기업 관계자는 “정부가 정책을 결정하는 데 있어 기업의 의견도 들어줬으면 좋겠다”라며 “소통창구가 거의 없어 답답한 상황”이라고 아쉬워했다.
일부에서는 경영권이 흔들리면 우리 대기업들이 해외 투기 자본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투기 자본들은 기업의 지속 가능 경영에는 큰 관심이 없다. 사업 매각 등을 요구해 주가를 끌어 올린 뒤 차익을 실현하면 손을 털고 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경우 기업과 소액 주주들만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
현 상황에서는 총수의 책임 경영이 오히려 경제와 기업 발전에 더 적합하다는 것이 재계의 대체적인 판단이다. 전문 경영인 시스템이 대안으로 거론되기도 하지만 아직까지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것이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전문 경영인의 경우 2~3년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성과급 받고 회사를 떠나도 그만 아니냐”며 “그러나 총수는 다르다. 책임감부터 비교가 되지 않는다. 누구보다 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총수”라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색안경을 끼고 현 대기업 경영 시스템을 바라보는 정부의 시선도 고민이다. 핵심 기업 다수가 ‘플랜B’를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가 해법을 내놓으라고 강요할 경우 막대한 후폭풍이 예상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가 규제를 강화하는 것 보다 시장 논리에 의해 기업들이 움직이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목소리가 확대되고 있다.
최근 미디어펜 기업경제포럼에 참석한 이웅희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부의 개입에는 규제와 지원이 있다. 한국은 지금 규제일변도로 가고 있다”며 “외국은 인공지능(AI)과 같은 첨단산업 육성을 위해 각국 정부들이 적극적인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한국도 규제보다는 기업의 혁신과 성장을 저해하지 않는 선에서 지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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