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주력 차종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주요 세그먼트로 한 업체들은 흥행을 기록한 반면 세단위주의 세그먼트를 보유한 업체들은 눈물을 삼켰다. 업체별로는 여전히 현대·기아자동차의 강세가 이어졌고 차량별 빈부양극화 현상이 보였다는 지적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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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상반기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주력 차종별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사진=미디어펜 |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현대·기아차와 쌍용자동차, 한국지엠, 르노삼성자동차 등의 글로벌 총 판매실적은 395만8683대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상반기보다 2.8% 늘어난 수치다.
업체별로 보면 현대·기아차가 독보적인 점유율을 보이며 선전한 가운데 한국지엠과 르노삼성, 쌍용차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전년대비 4.6% 늘어난 224만2900대, 기아차는 4.3% 증가한 138만5906대를 각각 판매하며 실적을 끌어올렸다.
현대차에서는 그랜저IG와 아반떼AD, LF소나타뉴라이즈, 싼타페TM 등이 판매를 견인했고, 기아차에서는 스포티지와 프라이드가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이었다.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시장 약진은 중국시장의 회복세가 한몫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올해 상반기 군산공장 폐쇄 사태를 겪은 한국지엠은 11.7% 감소한 24만6386대 판매에 그쳤고, 르노삼성도 7.3% 줄어든 12만6018대를 팔았다. 쌍용차 역시 4.6% 감소한 6만7110대를 판매했다.
내수시장에서 업체별 점유율은 현대차가 35만4381대를 팔아 46.8%의 점유율로 여전히 1위를 지켰고 이어 기아차는 26만7700대를 판매해 35.4%로 2위를 유지했다.
현대·기아차의 합산 점유율은 82.2%에 달했다.
이어 쌍용차가 6.8%의 점유율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지엠은 5.6%를 기록했고 르노삼성은 5.4%를 차지했다. 한국지엠이 군산공장 폐쇄와 철수설 등으로 주춤한 모습을 보이자 그 반사익을 쌍용차가 누린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정부와의 경영정상화 합의후 내수시장 판매회복을 위해 매진하고 있는 한국지엠은 하반기 3위 자리 재탈환을 위해 총력을 다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지난달 실적만 놓고 봐도 한국지엠의 시장 점유율은 7.2%로 3위인 쌍용차의 7.3%에 바짝 추적하고 있다. 현대차(45.1%)와, 기아차(34.9%)가 80.0%의 점유율로 1·2위를 나눠 갖았고 르노삼성은 5.4%로 최하위 권에 머물러 있다.
이런 르노삼성의 저조한 실적은 주력 차종이 중형세단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르노삼성이 호실적을 기록하던 상황의 주력 판매차종인 SM6가 연식변경모델로 등장했지만 신차효과를 보지 못했고 국내시장에서 중형세단의 인기가 줄어가며 전년동기 대비 –44.9%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런 양상의 SM6의 숙적 현대차 LF소나타 뉴라이즈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소나타는 지난해 동기대비 –43.6% 판매가 감소했다. 또다른 동급차량 K5는 페이스리프트모델의 선전으로 1자릿수 감소세를 보였다.
이런 실적 때문에 일부에서는 세단의 전성기가 끝이 났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대형세단인 그랜저IG의 경우 출시이후 꾸준히 월 판매 1만대 가량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차량모델의 빈부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는 해석더 설득력을 얻는다.
갈수록 중산층의 힘이 약해지며 중형세단을 선택하는 인구가 줄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해석이 나오는 이유는 현재 그랜저IG와 같은 준대형 세단과 아반떼AD와 올 뉴 K3와 같은 준중형 세단의 판매량은 높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중형세단이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SUV차급들은 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SUV차급을 주력으로 국내에 신차를 소개한 업체들은 신차효과와 함께 판매실적 개선에 큰 재미를 보고 있다.
대표적인 곳은 현대차다. 현대차는 자사의 중형SUV 싼타페TM의 본격적인 판매실적으로 반영되는 3월부터 지난달까지 꾸준히 1만대 가량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지난달에는 전년 동기대비 104.2% 높은 판매를 기록했다. 이 밖에 다른 SUV 역시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기아차 역시 세단보다 SUV의 판매량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기아차의 경우 대부분의 차량이 모델노후화가 됐지만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차량들로 고객들의 신뢰와 기존차량의 제품성 때문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이 밖에 쌍용차는 새로운 에디션을 출시해 신차효과에 준하는 특수를 누리고는 있지만 확실한 변화가 없어 큰 실적 견인은 못하고 있는 상황이고 르노삼성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지엠의 경우 이쿼녹스라는 신차가 투입되긴 했지만 가격적인 경쟁력에 밀려 확실한 신차효과를 보기는 어렵다. 이쿼녹스는 첫 달 385대라는 판매를 기록했다. 이중 200대는 출시 첫날 성사된 계약 대수이고 나머지 185대가 남은 기간 동안 판매됐다.
이쿼녹스의 신차효과라고 보기에는 조금 많이 부족한 상태다. 다만 앞으로 출시될 신차들과 함께 어떤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가 기대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상반기의 현대기아차 독주가 신차와 함께 하반기에도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올해 역시 노조와의 문제로 조업일수가 감소해 판매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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