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수익 쏠림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반도체가, LG전자는 프리미엄 가전이 실적을 견인하는 모양새다. 중국 등 후발 주자들의 추격이 거세고, 시장 변동성이 존재하는 만큼 주요 수익원 다각화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실적 컨센서스(시장 전망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영업이익은 각각 15조3738억원, 8523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양사가 오는 6일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삼성전자 반도체와 LG전자 프리미엄 가전이 선전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반도체는 이 기간 12조원 중후반대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LG전자에서 TV와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와 H&A 사업본부는 각각 4000억~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와 LG전자 프리미엄 가전은 최근 차별화된 기술경쟁력을 앞세워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회사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절대적이다.

그러나 양사 모두 다른 사업부의 정체가 고민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2분기에 스마트폰 사업에서 아쉬운 성적표를 받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상반기 전략형 제품이 시장에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갤럭시S9 시리즈를 앞세운 삼성전자 IT모바일(IM) 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은 2조원 초중반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출시 후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면서 갤럭시S9 시리즈 판매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시장은 내다보고 있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초 갤럭시S9의 부진으로 (삼성전자) 전사 영업이익이 15조원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반도체 사업의 선전으로 우려보다 나은 실적을 낼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G7을 선보인 LG전자 MC사업본부도 적자 탈출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아이돌 방탄소년단을 모델로 기용하며 마케팅에 큰 공을 들였으나 판매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MC사업본부는 2분기에 1500억원 가량의 영업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스마트폰 사업은)미국 시장에서 4위인 ZTE의 상황이 어려워진 것은 LG전자에게 반전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가전과 TV 사업의 안정성과 함께 LG전자에게는 새로운 동력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하반기에도 삼성전자 반도체와 LG전자 프리미엄 가전은 꾸준한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내년 이후 시장 환경이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는 점이 불안 요소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후발 주자들과의 기술 격차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반도체와 프리미엄 가전의 상승세가 꺾일 경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영업이익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양사의 수익원 다각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에 삼성전자의 반도체와 LG전자의 가전이 다른 사업의 부진을 상쇄한 상황”이라며 “전장과 AI 등 차세대 사업의 투자 확대와 함께 나머지 사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