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줄었지만 고용은 늘려…현대차·삼성 등 5대 그룹은 저조

대기업이 지난해 실적악화에도 불구하고 고용을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 대기업 채용설명회 / 사진=뉴시스

11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상호출자제한 47개 기업 1554개 계열사(코닝정밀소재·삼천리 제외)의 수익성이 전년 대비 20% 이상 크게 내려갔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47개 그룹의 영업이익은 전년(80조6000억원) 대비 5.6% 감소한 76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52조6000억원으로 전년(67조5000억원) 대비 22.1% 줄었다. 매출은 1455조2000억원으로 전년(1485조4000억원) 대비 2% 감소했다.

그렇지만 지난해 국내 상주 직원은 142만8550명으로 전년 보다 4.6%(6만2000여명) 늘었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CJ 등 내수 중심 중견 유통그룹이 고용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3개 그룹에서 전체 고용 증가 인원의 40%에 달하는 2만4600여명을 늘렸다.

지난해 고용 증가율이 가장 높은 그룹은 신세계로 직원 수가 전년 대비 47.7% 증가한 4만7723명을 기록했다. 계열사인 이마트가 비정규직 1만여명 이상을 정규직으로 전환시킨 영향 덕분이다.

2위는 현대백화점이 차지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8.6% 줄었지만 전년 대비 17.2% 증가한 1만2822명의 직원을 고용했다. 3위는 현대산업개발로 지난해 적자전환했으나 전년 대비 직원 수는 16.9%(1200명) 늘어났다.

CJ는 영업이익(-12.7%)과 순이익(-53.9%) 모두 두 자릿수 이상 크게 악화됐지만 직원 수는 5만3840명으로 전년 대비 15.9% 증가했다. 효성(8%)과 부영(7.8%), 대림(7.8%), 아모레퍼시픽(7.1%), 롯데(7%), 금호아시아나(6.4%), 동부(6.4%) 등이 뒤를 이었다.

CEO스코어 측은 “대기업이 수익성과 생산성 악화 속에서도 직원 수를 늘린 것은 박근혜 정부 첫 해 고용 확대 요청에 화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 5대 그룹의 고용 증가율은 전체 평균(4.6%)에 못 미치는 3.1%로 집계됐다. 롯데는 7% 가량으로 평균을 웃돌았지만 현대차(4.7%), 삼성(2.3%), SK(1.7%), LG(1.3%) 등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미디어펜=김세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