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 정부의 친환경정책에 발맞춰 전기차의 보급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아이오닉을 중심으로 저변확대를 이어가던 전기차의 세대교체가 일어나고 있다.
이는 다양한 전기차가 국내에 소개 되며 차종이 다양해 진 것과 함께 배터리 용량을 늘려 이동거리를 비약적으로 늘린 차량들이 소개되면서 소비자들이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일반 내연기관 차량과 비슷한 항속거리 수준의 소형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출시되며 더 빠른 세대교체를 촉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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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오닉 일렉트릭 /사진=미디어펜 |
16일 환경부와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전기차 등록대수는 총 1만1704대를 기록했다. 이 중 가장 많은 등록실적을 올린 차종은 아이오닉 일렉트릭으로 4559대를 기록, 전체 판매량의 40%에 육박했다.
2위는 한국지엠이 수입해 판매하는 쉐보레 볼트EV로 2798대를 기록했다. 이어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1243대), 기아차 쏘울 EV(1053대), 르노삼성 트위지(1005대) 등이 1000대 이상을 기록했다.
국내 전기차 상용화 초기 시장을 주도했던 르노삼성의 SM3 Z.E는 707대로 ‘뉴페이스’들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고, 고가의 수입 전기차인 테슬라 모델S(213대)과 BMW i3(118대)는 판매량이 그리 많지 않았다. 단종 수순을 밟고 있는 경차 기반의 기아차 레이 EV는 8대에 그쳤다.
2016년 3월 출시된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그 이전까지 판매되던 전기차들보다 우수한 1회 충전 주행거리와 신차로서의 강점, 친환경차 전용모델이라는 상징성을 앞세워 올 상반기까지 국내 전기차 시장을 주도해 왔다.
하지만 앞으로 전기차 시장에 새로운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국내 안팎으로 다양한 경쟁자들이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5월부터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고공행진은 사실상 주춤한 상태다. 300km이상 주행이 가능한 쉐보레 볼트EV가 대거 물량을 공수했고, 비슷한 주행거리에 넓은 적재공간을 자랑하는 소형SUV 코나 일렉트릭이 출시되며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물량을 빼앗아 가고 있다.
지난 5월 전기차종별 등록대수를 보면 1위는 볼트EV(715대)가 차지하며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밀어냈다. 지난달에는 1위와 2위에 볼트EV(1673대)와 코나 일렉트릭이 차지하며 아이오닉 일렉트릭(486대)은 3위로 밀려났다.
월 1000대 이상 판매하던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기세가 신차들의 등장으로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경우 초반에는 세단형 차량으로 넓은 적제공간이 확보된 경쟁력과 약 200km의 이동거리로 기존 차량중 가장 많이 이동하는 차량으로 사랑받았다.
하지만 최근 등장한 볼트EV와 코나 일렉트릭 등 더 많은 거리를 이동가능하고 높은 공간활용도를 자랑하다보니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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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나 일렉트릭 /사진=현대차 |
실제 볼트EV의 경우 수입물량과 판매물량이 같을 정도로 없어서 못 파는 쉐보레에 유일한 차량이다. 항속거리는 383km에 달해 근거리 출퇴근용 뿐 아니라 장거리 여행까지 가능하다고 주행까지 가능하다. 또 이미 해외 시장에서 높은 판매실적을 기록하며 품질을 입증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아 한국지엠에서 수요만큼 물량을 공급받을 수 없다는 게 문제다. 올해 국내에 공급하기로 한 물량은 5000대로 지난 1월 17일 사전계약 개시 3시간 만에 완판 됐다.
선호도만 놓고 본다면 볼트EV가 국내 전기차 베스트셀링카에 오르는 게 어려운 일도 아니다. 단, 물량이 확보가 됐을 때의 이야기다. 글로벌에서 인기있는 전기차다보니 글로벌 수요를 소화하기에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한국이 올해 배정받은 물량은 5000대에서 판매된 물량을 제외하면 현재 약 2202대 정도가 올해 판매될 남은 물량이다. 전기차 판매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싶어도 못 올린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런 쉐보레 볼트EV의 아쉬움을 채워줄 모델이 코나 일렉트릭이다.
코나 일렉트릭은 1회 충전 주행거리가 406km(라이트 패키지는 254km)로 볼트 EV를 넘어설 뿐 아니라 선호도가 높은 소형 SUV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라 대중화에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
5월부터 두 달간 등록된 실적이 1243대였으니 아직도 계약물량이 1만6757대나 남았다. 환경부는 올해 전기차 보조금 물량을 2만8000대로 잡고 있으며, 그 중 상반기 등록물량을 제외하고 남은 물량은 1만6296대다.
코나 일렉트릭의 사전계약 물량이 모두 실제 판매로 이어진다면 하반기 환경부 보조금 지급물량을 전부 싹쓸이하고도 남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밖에도 코나 일렉트릭과 경쟁을 벌일 수 있는 차량으로 니로 일렉트릭도 출시 대기중이다. 이에 하반기에는 다양한 전기차들의 경쟁으로 세대교체가 예상되고 있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는 충전 걱정 없이 어느 정도 거리를 이동할 수 있느냐에 따라 활용 범위가 달라지기 때문에 1회 충전 주행거리 100km대 중반의 초기 전기차 모델들에서 그걸 200km까지 늘린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거쳐 400km 내외의 볼트EV와 코나 일렉트릭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분석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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