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규제 완화 법안 연내 국회 통과 여부 주목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은산분리 규제 완화에 반대해 온 정부와 집권여당이 최근 규제혁신에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의지를 내비치면서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하지만 현 정부 들어 영향력이 커진 참여연대 등 진보 시민단체의 반대 목소리가 거세지면서 은산분리 규제 완화에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 사진제공=연합뉴스 제공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가 규제혁신 주요 과제로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거론한데 이어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이에 힘을 실으면서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인터넷은행과 관련한 규제 완화 법안이 연내 통과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인터넷은행과 관련한 규제 완화 법안은 총 5건으로 인터넷은행에 한해서만 산업자본 지분율을 34~50%까지 늘려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인터넷은행은 시중은행과 동일한 은산분리를 적용하고 있다. 은행법상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자본은 4%를 넘는 지분을 보유하지 못하며,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는 범위에서 10%까지 지분을 보유할 수 있다.

인터넷은행의 은산분리 규제는 인터넷은행 출범 전부터 법적 기반과 성장의 한계로 지목됐다. 때문에 경제 전문가들은 인터넷은행이 금융권의 ‘메기 역할’을 제대로 이행할 수 있도록 은산분리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실제 인터넷은행이 금융업계에 미친 긍정적인 효과에도 은산분리 규제에 가로막혀 시중은행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기 어렵다는 지적이 컸다. 이에 규제개혁을 이뤄내지 못하면 혁신 성장의 동력마저 꺼뜨릴 수 있다는 우려를 의식한 정부와 집권여당이 규제 완화 쪽으로 방향을 튼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11일 민병두‧정재호 민주당 의원 주제로 열린 ‘인터넷은행 도입 1년의 성과평가 및 향후 과제’ 토론회에서 “은산분리를 금융산업의 기본원칙으로 지켜나가 돼 인터넷은행에 한해 해당 규제를 국제수준에 맞춰나가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이 같은 인터넷은행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규제 완화 움직임에 대해 현 정부 들어 영향력이 강해진 진보 시민단체가 제동을 걸면서 향후 마찰이 예상된다.

참여연대를 비롯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금융정의연대 등 7개 시민단체는 전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금융소비자 연대회의’를 출범, 정부의 은산분리 규제 완화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은행과 대주주 간 거래를 통제하는 것만으로는 재벌의 사금고화 가능성을 방지할 수 없다며 금융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은산분리 규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은산분리 규제 완화에 반대 입장을 고수해 왔던 정부와 집권여당이 규제 완화 방향으로 선회하면서 국회에 계류돼 왔던 관련법 통과가 높게 점쳐지고 있다”면서도 “다만 현 정부 들어 입김이 세진 시민단체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국회 입법과정에 변수로 작용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