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민갑룡 경찰청장 후보자는 23일 드루킹 관련 수사가 부실하다는 지적에 대해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수사를 진행중인 만큼 곧 밝혀질 것"이라고 밝혔다. "(수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도 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이날 오전부터 민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경찰의 '드루킹 부실 수사'를 언급하며 파상공세를 펼쳤다. 

김영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경찰의 드루킹 수사를 보고 너무나 실망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한 것인지 진실을 가리기 위한 것인지 알 수 없을 정도"라며 "드루킹 일당이 경기 파주 느룹나무 출판사에서 짐을 빼는 동안 경찰이 지켜보는 일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민 후보자는 "말씀하신 부분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그 부분은 특검에서 확인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주승용 바른미래당 의원도 "컨테이너에 창고에서 증거물이 엄청나게 나오고 드루킹 일당이 이를 옮기는데도 수수방관한 것은 부실수사의 극치"라며 "수사능력이 이 정도라면 앞으로 검·경 수사권 조정에서 경찰에게 수사권을 줄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했다.

김병준 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을 경찰이 내사하고 있다는 한 언론보도에 대한 문제제기도 나왔다. 윤재옥 한국당 의원은 "(프로암 골프대회에) 108명이 참가했는데 김 위원장만 유일하게 김영란법 적용 대상자"라며 "왜 김 위원장만 콕 찝어서 권익위원회에 수사의뢰를 했느냐"고 했다. 민 후보자는 "경찰의 확인절차 착수를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

민 후보자의 '고속승진'도 도마에 올랐다.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은 "민 후보자는 지방청에서 4개월을 근무하다가 본청 기획조정관실 업무지원을 나왔다"며 "이후 계속 본청에서 업무지원을 하며 총경으로 승진했다"고 꼬집었다. 민 후보자는 "당시 경찰대 개혁이 추진중이었다"며 "이에 기획조정관 업무가 폭주했고 역량이 있던 내가 업무지원을 명령받았다"고 해명했다.

정의당 원내대표였던 노회찬 의원의 사망과 관련, 인권보호에 대한 주문도 있었다. 송언석 한국당 의원은 "노 의원에 대한 명복을 빈다"며 "경찰의 수사 도중 고위 공직자가 자살하는 사례가 있다. 구체적인 보호대책이 있느냐"고 질문했다. 민 후보자는 "인권보호담당관을 확충하고 모든 정책에 인권영향평가를 실시하는 등 제도를 점검해 인권보호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편, 민 후보자는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발표된 데 대해 "정부의 조정안은 견제와 균형, 자율과 책임의 선진수사 구조로 가는 길을 열었다"며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했다.

   
▲ 민갑룡 경찰청장 후보자./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