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디스플레이 코리아’의 TV용 대형 패널 시장 지배력에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TV용 액정표시장치(LCD) 출하량에서 중국제조사다 처음 1위에 오르는 등 주도권이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차세대 패널 기술력 확보에 ‘속도전’이 필요한 상황이다.
25일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중국 BOE는 올해 상반기에 TV용 LCD패널을 2562만5000장 출하해 사상 처음 1위에 올랐다.
BOE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31.4% 성장하며 LG디스플레이를 넘어섰다. LG디스플레이의 올해 상반기 TV용 LCD 출하량은 2419만9000장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삼성디스플레이는 1928만1000장으로 5위에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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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연구원이 마이크로LED 개발라인에서 유리 배선검사기에 기판을 올려 검사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
BOE는 대형 패널 생산라인을 앞세워 경쟁 우위를 점한 것으로 보인다. 위츠뷰는 BOE가 세계 최초의 10세대 라인을 가동하면서 2분기에 65인치 TV용 패널 출하량이 전분기 보다 381.8%나 늘었다고 분석했다.
TV 사이즈의 대형화 추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더 이상 LCD 패널에서 국내 제조사들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자국 정부의 지원 속에 10세대 이상 대형 LCD 제조라인을 가동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도 더 이상 LCD 라인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삼성디스플레이는 노후화된 LCD 설비를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설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구조적 공급 과잉 및 경쟁 구도가 불가피하다는 판단 아래 고부가 제품 중심의 LCD 포트폴리오를 운영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대형 LCD 패널의 무게 중심이 중국으로 이동하는 가운데 삼성과 LG의 고민이 커지는 모습이다. 차세대 대형 패널 경쟁력 확보가 발등에 불이 됐기 때문이다. 기술‧가격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하지 못할 경우 디스플레이 경쟁력 자체를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LCD는 몇 년 전부터 정부 지원과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시설을 확충해온 중국 업체들이 우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었다”며 “이제 관건은 차세대 제품이다. 중국도 OLED와 마이크로LED등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보고 있다. 삼성과 LG의 차별화 기술력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과 LG가 차세대 대형 디스플레이에 접근하는 방향은 온도차가 있다. 삼성이 퀀텀닷과 마이크로LED ‘투트랙’ 전략을 유지하는 비해 LG는 OLED에 ‘올인’을 한 상황이다.
오는 9월 마이크로LED TV 상업용 제품 양산에 들어가는 삼성은 내년에 가정용 제품까지 라인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퀀텀닷을 이용한 QD-OLED 패널을 탑재한 삼성 TV의 출시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마이크로LED는 반도체 기술을 응용할 수 있는 삼성전자가, QD-OLED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기술 고도화에 매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문장 사장은 최근 마이크로LED TV 생산 계획을 소개하면서 “양산이 시작되고 시간이 지나면 가격이 내려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B2B와 B2C를 아울러 (제품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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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보모델이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제품을 속하고 있다. /사진=LG디스플레이 ㅔ공 |
최근 중국정부로부터 광저우 OLED 생산라인 승인을 받은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세불리기에 속도를 더할 예정이다.
3분기에 OLED TV 사업에서 첫 흑자가 기대되는 LG디스플레이는 파주의 10.5세대 투자를 OLED로 직행하고, 내년 하반기 양산 예정인 중국 8.5세대 OLED 공장과 더불어 대형 OLED 시장 공략을 가속화 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글로벌 디스플레이 제조사 가운데 TV용 OLED 제품을 양산하는 업체는 LG디스플레이가 유일하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2019년 400만대의 OLED TV가 판매되고, 2020년 800만대에서 2021년에는 1000만대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날 2분기 실적을 발표한 LG디스플레이 김상돈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LG디스플레이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OLED로의 사업구조 전환을 지속하되, 투자 시기와 규모를 조정해 2020년까지 약 3조원을 축소해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OLED 투자는 예정대로 변함없이 진행된다”며 “LCD와 기타 투자는 상황을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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