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인근 한 맥줏집에서 퇴근길 시민들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이 날 행사는 대통령 후보 시절 약속한 '퇴근길 국민과의 대화 일환'으로 열렸다. 대화 자리에는 박용만 대한상의회장과 청년 구직자, 경력단절 여성구직자. 최저임금 적용 근로자(아파트 경비원) 중소기업 대표, 편의점 점주, 서점, 음식점, 도시락업체 대표, 인근 직장인이 참석했다./청와대 제공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저녁 서울 광화문 인근 호프집에서 시민 30여 명을 직접 만나 민생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퇴근길 국민과의 대화’로 이름 붙은 이날 각계 시민들과의 만남은 문 대통령 취임 후 처음이다.

이날 문 대통령과의 ‘깜짝 만남’에 초청된 시민들은 청년 구직자와 경력단절여성, 자영업자, 아파트 경비원, 편의점주 등으로 구성됐다. 

시민들은 문 대통령에게 정부 고용지원 대책의 한계를 비롯해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인한 애로 사항을 쏟아냈다. 

식당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최저임금 적용 대상에서 5명 미만 사업장은 제외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정부에서 정책을 세울 때 생업과 사업을 구분해주셨으면...대부분이 생계형 자영업자라서 가족끼리 하려고 해요. 종업원 안 쓰고... 그러다보니까 사실 일자리 창출도 안되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한 청년 구직자는 “대기업만 보지 않고 중소·중견기업도 보려하지만 오히려 자격증을 많이 본다. 자격증 따느라 학원 다니는데 한달에 80만원이 든다”고 토로했다.

한 도시락업체 사장은 “최저임금 인상해서 오히려 알바가 안 온다. 커피숍으로 가지 도시락 싸는 것은 힘들다고 안 온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시민들의 건의에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했다. 경력단절 여성 구직자에 “정부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라고 묻자 이 여성은 “너무 어려운 질문이에요”라고 답해서 좌중에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이 여성은 “아이수당 지원해 주신다고 하고, 많은 도움을 주려고 하시는 것 같지만 조금 더 집에서 아이를 보육하는 사람에게도 혜택을 (주시고), 보육교사 처우도 늘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주변 업종에서는 최저임금이나 근로시간단축제 어떻게 받아들이는 것 같습니까?”라고 묻자 한 중소기업 사장은 “특히 생산직에서는 굉장히 고통스러워한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 “최저임금 문제가 임금을 제대로 못 받는 분들을 위해 만들어진 것인데 직종에 차별을 가하면 취지에 맞지 않기에 쉬운 문제는 아니다”라며 “앞으로 이런 논의를 많이 하겠다”는 말도 했다.

한편, 이날 문 대통령의 ‘국민과 대화’에 대해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퇴근길에 가볍게 시민들 만나는 행사를 갖자, 이런 안은 여러 번 올라왔는데 잘 성사가 안됐다”면서 “대통령께서 가볍게 하지 말고 현재 경제 문제와 관련돼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 취업 문제, 자영업자, 최저임금 문제, 이런 분들과 같이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고 해서 컨셉이 크게 바뀌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