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전문가들은 '이라크 사태'가 국내·외 주식시장의 리스크 요인으로 확대되고 있는 데 대해 "코스피는 단기 조정 이후 하락폭을 만회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라크 전쟁, 리비아 사태, 시리아 사태 등 '중동 리스크'가 불거졌을 때마다 평균 2% 하락한 후 낙폭을 만회했다.

2011년 2월 리비아 반정부 시위 확산 이후 7영업일간 코스피는 2.1% 하락했다. 지난해 8월 미국의 시리아 공습 가능성이 제기된 뒤 코스피는 횡보세를 보였다.

   
▲ 바그다드 사드르에서 14일 시아파 민병대가 알카에다 연계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에 대항하는 구호를 외치며 무기를 들어올리고 있다. 이란의 지지를 받고 있는 민병대는 최근 바그다드 북부 영토 상당 부분을 차지한 수니파 무장세력에 맞서 생존 투쟁을 이끌며 이라크 정국의 중심 세력으로 부상했다/뉴시스

우리투자증권 김병연 연구원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촉발에 따른 국내 주식시장 영향은 단기적으로 평균 2% 하락한 뒤 1~3일 뒤 낙폭을 만회하는 움직임을 보였다"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는 시기보다는 불확실성만 완화돼도 주식시장은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라크 리스크가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도 존재하지만 지난 13일 한국 주식시장의 반응이 컸다는 점에서 코스피는 추가 하락하기 보다는 하락폭을 되돌릴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메리츠종금증권의 김중원 투자전략팀장은 "이라크 내전에도 불구하고 국제 유가가 상승 추세로 전환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중동 불안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기록한다면 최근 국내 증시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 원화 강세 우려를 완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김 투자전략팀장은 "한국 경제는 이라크에 대한 수출 및 수입비중이 각각 0.4%와 1.8%에 그쳐 이라크 내전이 국내 경제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결국 이라크 내전에 따른 국내 증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조정국면은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라크 내전 가능성에 따라 유틸리티·조선 등의 업종은 국제유가 상승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엠투자증권의 주익찬 연구원은 "이라크 반군은 아직 중부 지역인 바그다드까지만 영향력을 미치고 있고 이라크의 현재 생산시설은 대부분 중남부에 자리잡고 있어서 단기간에는 이라크의 생산량 감소로 유가가 크게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 연구원은 유가 상승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업으로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조선사들과 현대상사를 꼽았다. 또 한국가스공사와 한진해운의 경우 이라크 내전 확대와 유가 상승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