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경제 현상이 그렇지만 환율도 마찬가지다. 지금 한국 경제는 환율의 너무나 가파른 절상이 문제가 되고 있지만 이런 현상이 경제에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환율이 절상 되면 수혜를 입는 업종도 있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환율이 절상되면 원자재를 수입하는 식음료주나 외화 표시 부채가 많은 철강 업종 등은 수혜를 입는다. 반면 IT나 자동차와 같은 수출 업종은 피혜를 입는다. 가파른 환율 절상 국면에 옥석 가리기가 필요한 이유다.

16일 유가증권 시장에서 롯데 쇼핑은 오후 1시23분 현재 전 거래일 보다 0.66% 내린 3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은 주춤하지만 롯데 쇼핑은 전 거래일 가지 5거래일 연속 보합 아니면 강보합 권에서 거래됐다. 신세계도 이날은 보합권이지만 최근 5거래일 중 4거래일이 상승세였다.

   
▲ 환율이 절상되면 원자재를 수입하는 식음료주나 외화 표시 부채가 많은 철강 업종 등은 수혜를 입는다/뉴시스

유통주 외에 다른 내수주들도 활짝 웃고 있다. 우선 철강업종 등 외화표시 부채가 많은 업종이 수혜를 입는다. 또 KB금융, 하나금융지주, 신한지주, DGB금융지주 등 은행주들의 주가 흐름이 양호하다. 삼성생명, 삼성화재, 한화생명, 메리츠화재, 동부화재 등 보험주들 또한 주가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같은 내수주의 강세는 최근 가파르게 절상되고 있는 원·달러 환율 덕택이다. 환율은 최근 가파르게 올라 심리적 마지노선인 달러당 1020원이 깨지고 1000원대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1000원대 진입은 시간 문제라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원화는 최근 1년간 11%, 지난달 이후 4.2% 뛰면서 블룸버그 통신이 집계하는 주요 31개국 통화 중 가치가 가장 많이 올랐다.

사실 환율은 경제가 성장하면 완만하게 하락하게 마련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경상수지 흑자가 계속되고 있고 외환보유고도 튼튼해 여타 신흥국들이 환율 급등으로 고전하는 상황에도 비교적 안전한 모습을 보여왔다. 다만 최근 문제가 되는 것은 지나치게 빠른 절상 속도다.

이러한 한국 경제를 보는 해외 경제 전문가들의 시선은 엇갈린다. 세월호 참사로 내수가 얼어붙은 한국경제로써는 원화 강세가 소비심리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보는 전문가들이 있는 반면 수출업체들의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 전문가들의 지적대로 환율이 절상되면 수출주는 피해를 입는다. 특히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 제품인 IT 자동차 업종은 환율에 민감하다/뉴시스

전문가들의 지적대로 환율이 절상되면 수출주는 피해를 입는다. 특히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 제품인 IT 자동차 업종은 환율에 민감하다. 비록 생산기지가 해외로 분산돼 있다고 해도 역시나 환율로 인해 날아가는 이익이 크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경우 원ㆍ달러 환율이 10원 떨어지면 1500억원 이상의 이익이 증발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오후 1시32분 현재 1019.50원에 거래되고 있다. 3개월전 1080원 대에 거래되던 원·달러 환율은 3개월만에 5.6%나 절상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의 추이를 잘 보고 너무나 급격한 절상이 이뤄질 때는 투자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