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진탈원전역주행 22조수주 날려, 사우디 체코 원전수주도 불투명
   
▲ 이의춘 미디어펜대표
역시 예고된 참사였다.

국내에서 신규원전은 모조리 백지화하면서 해외에서 원전을 수주한다는 것은 무책임한 발상이었다. 한국에선 원전건설을 백지화하고, 영국에만 수출하겠다면 영국은  한국을 불신할 수밖에 없다.탈원전을 선언하고 기술개발도 하지 않고,  기자재 공급망도 부실해질 한국형 원전을 영국에 팔겠다는 것 자체가 도덕적으로 부당하다.  역지사지하면 영국이 왜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박탈했는지는 삼척동자도 알 수 있다.

영국이 최근 한국전력을 자국 원전 건설 우선협상대상자에서 배제키로 한 것은 충격적이다. 산업부는 영국의 무어사이드 원전사업권을 보유한 도시바가 최근 한전에 대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해지를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무어사이드원전은 22조원프로젝트였다. 향후 유럽과 중동지역의 원전수주를 위한 중요한 교두보가 될 수 있었다.

한전은 향후 전세계 신규원전수주시장에서 발을 붙이기 힘들어졌다. 문재인정부의 급진적인 탈원전정책이 한국원전수출을 가로막고 있다. 미래 먹거리를 걷어차는 원전파괴정책이 한국형 원자로의 수출과 일자리창출을 빼앗아가고 있다.
 
영국의 파기는 합리적인 선택으로 보인다. 영국은 냉정하게 문재인정부의 탈원전정책의 문제점을 간파하고 있다. 한국의 좌파정권교체와 한전사장 교체등으로 불확실성이 증대했다는 점을 들었다. 원전수출에 의욕을 보여온 조환익 사장은 지난해 12월 영국 원전 우선협상권을 따낸 직후 석연찮게 퇴진했다. 현정권의 성급한 신규원전 포기 및 탈원전정책에 대해 영국이 불신감을 명백하게 표시한 것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이사회는 지난 6월 중순 이전정부시절에 결정된 천지 대진 등 신규4기 원전을 짓지 않기로 결정했다. 비밀회의하듯이 밀어부쳤다. 정권의 입맛대로 전광석화처럼 밀어부친 것이다. 한수원의 결정으로 수천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한수원의 현 경영진과 이사들은 차기정권에서 직권남용과 국고손실 등 엄중한 사법적 책임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영국원전 수주 파기는 향후 일파만파의 파장을 가져올 것이다. 원전생태계가 완전히 무너질 수도 있다. 카이스트 원전관련 학과 지망생이 하나도 없어졌다. 원전관련 중소기업들도 일감부족으로 급속히 도태될 것으로 보인다. 핵심인력이 중국 등 해외로 이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공대 원자력공학과들이 사라질 위기를 맞고 있다. 건국이후 모든 정권이 국가적 차원에서 집중육성해온 원자력산업이 문재인정권의 과도한 탈원전정책으로 급격히 붕괴되고 있다.

정부는 영국원전 수주 무산을 계기로 무리한 탈원전정책을 재고해야 한다. 유사시 핵기술의 유지 및 발전과 한국형 원자로 수출시장개척, 국내 원전생태계 보존등을 위해선 원전사업을 재개해야 한다. 현정권이 탈원전을 지향한다고해도 지난 정권시절에 결정된 신규원전은 지속해야 한다. 이전정부와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에서 결론을 내린 신규원전을 백지화하는 것은 심각한 직권남용이다. 정부의 연속성을 완전히 부정하는 것이다.

   
▲ 문재인정부의 급진적인 탈원전이 해외원전수출도 날려버리고 있다. 영국 무어사이드원전을 책임지고 있는 도시바가 한국전력에 대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파기한다고 통보했다. 탈원전을 지향하는 정권교체와 한전사장 교체등 정치적 불확실성을 문제삼았다. 향후 30년간 600조원의 시장이이 열리는 원전시장 장악을 위해선 무리한 탈원전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탈원전의 속도조절을 해야 한다. /청와대 제공

무어사이드원전이 마지막 수출이 될 것이라는 우려는 최악의 재앙을 빚었다. 마지막 수출가능성마저 사라진 것이다. 산업자원부는 본계약 체결희망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무책임한 발언이다. 원전산업의 주무부처인 산업부가 정권이 바뀌었다고 하루아침에 원전중시정책에서 탈원전으로 180도 급회전한 것은 문제가 있다.

관료는 영혼이 없다고 한다. 산업부관료들의 행태는 너무 심하다. 정권눈치보는 관료들로 전락했다. 소신과 줏대도 없는 무개념 관료들이다. 이럴 바에야 산업부 간판을 내려야 할 정도로 정권에 아부하고 있다.

한국형 원전은 세계최고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건설시공능력도 세계최고수준이다. 수출과 일자리창출 능력도 월등히 뛰어나다. 한국의 대표산업을 왜 사장시키나? 해외각국은 탈원전에서 원전중시정책으로 회귀하고 있다. 일본은 후쿠시마원전사고이후에 일시적으로 탈원전정책을 폈다가 다시금 원전을 재가동하고 있다. 영국 미국등도 마찬가지다.

향후 원전수주시장은 160기에 달한다. 30년간 무려 600조원의 초대박시장이 열린다. 원전은 반도체못지 않은 수출효자산업이다. 유사시 한반도주변 열강과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한국의 안보를 지켜주는 국가전략산업이다. 

영국원전이 무산되면 사우디아라비아와 체코 등의 수주도 불투명해졌다. 문대통령이 올들어 사우디를 방문해 원전수주에서 희망을 갖게 했지만, 제2의 영국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

문재인정부는 국내에서 탈원전을 강행하고, 해외에선 원전수주를 지속한다는 황당한 접근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탈원전정책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무어사이드참사가 더욱 확대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 

중국은 반도체 굴기를 넘어 원전굴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이 탈원전으로 자멸해가는 동안 중국 시진핑정권은 정권차원의 지원을 바탕으로 해외원전시장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의 최고 원전기술자들이 대거 중국으로 유출되고 있다.

1948년이후 70여년간 국가적차원에서 축적해온 원전기술과 시공능력을  5년간의 한시적 정권이 마구 파괴하는 것은 탈레반정치에 불과하다. 국가핵심산업을 이렇게까지 파괴해도 되는 것인가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문재인정권은 더 이상 자기모순적인 탈원전정책을 원점에서 재고해야 한다. 원자력산업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정책을 펴야 한다. 5년간 한시적 정권이 원전산업을 대량파괴한 후 이를 복원하는데는 수십년이 소요된다. 국가 핵심 에너지산업을 급진적으로 무너뜨려도 되는지 답답하기만 하다. /이의춘 미디어펜대표
[미디어펜=이의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