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보험사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 넘었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손해보험업계에서 정비요금과 최저임금 인상, 폭염에 따른 교통사고 증가 등의 요인을 꼽으며 자동차보험료 인상 카드를 들고 나왔다. 

이에 금융당국에선 오히려 온라인 전용보험 확산에 따른 사업비 절감 등 보험료 인하 요인도 있다면서 즉각 브레이크를 걸고 나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사진=미디어펜


7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전날 금융위 간부들과 가진 티타임에서 “자동차 보험사 간 경쟁이 치열하고 최근 온라인 전용보험 확산에 따른 사업비 절감 등 인하 요인도 있다”며 “실제 보험료 인상 수준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손보업계에서는 이르면 오는 10월부터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3~4%가량 인상한다는 계획이다. 하반기 적자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보며 보험료 인상 국면에 직면했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 주장하는 가장 큰 원인은 자동차 정비요금 인상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6월 말 자동차 사고 수리 시 보험회사가 자동차 정비소에 지급해야 할 적정 정비요금을 19.5% 인상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보험금 지급액이 연간 3142억원 가까이 증가하며, 2.9%의 보험료 인상 요인이 생긴다.

뿐만 아니라 상급병실 기준이 바뀐 것 역시 보험료 인상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달부터 2, 3인 입원실에 건강보험이 확대 적용됐다. 자동차보험은 건강보험 지급기준을 준용하는 만큼 지난달부터 2, 3인 입원실 이용시 제한없이 입원료를 지급하고 있다. 기존에는 2, 3인 입원실을 상급병실로 분류해 7일까지만 입원료를 지급했다. 업계에서는 2, 3인 입원실 입원료로만 연간 700억원이 넘는 보험금이 추가 지급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실제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었다”며 “계절적 요인과 최저임금 인상 등 손해율 급증 요인이 겹치며 하반기 손보사들의 적자 폭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금융위에선 소비자 보호와 소비자 물가에 관심이 큰 것을 알고 있지만 보험료 인하 요인이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며 “사업비도 줄이고, 보험료도 그동안 인하해왔지만 이제는 보험료를 인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덧붙였다.

그렇지만 금융당국의 입장으로선 보험료 인상이 부담스럽다. 자동차 보험이 물가지수에도 반영돼 국민 생활과 밀접하기 때문이다.

손보업계에서 자동차 보험료를 평균 3~4% 인상할 경우 소비자들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손해보험협회 공시실에 따르면 가입조건을 31세 남성 운전자가 연령특약 30세, 운전자범위 본인, 전담보 자차로 자동차보험에 가입시 차종 중형 2000㏄, 최초가입일 때 가장 비싼 보험료는 MG손보 118만3000원, 가장 저렴한 곳은 DB손보 93만720원이다.

이들이 평균 4% 인상된다면 가장 비싼 경우 123만320원, 가장 저렴한 경우 96만7948원으로 각각 4만7320원, 3만7228원 가량이 오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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