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로스 미 상무부 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한국을 환율 조정 감시대상국으로 지정하려고 하지만 한국은 포함되지 않을 것이다."
톰 번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은 1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미중 통상전쟁에 대한
미국 측 시각과 한국에의 영향' 좌담회에서 "이를 위해서는 세 가지 기준이 있으나, 한국은 해당 사항이 없으며 대미 무역흑자도 크지 않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톰 회장은 "한국은 올 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통해 철강 관세 면세 조치를 받았으나, 자동차 관련 협상에서는 미 무역확장법 제232조로 인한 어려움을 예상하는 것 같다"며 "11월 중간선거 이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USTR의 고위 협상가로서 한미 FTA 협상에 참여하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도 참여한 웬디 커틀러 USTR 전 부대표를 인용, 한국이 자동차에서도 관세 부과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국방장관이 상무장관에게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로 인해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과의 관계 악화가 예상된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는 등 미국 내에서도 보호무역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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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미중 통상전쟁에 대한 미국 측 시각과 한국에의 영향' 좌담회에서 톰 번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이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
톰 회장은 미중 무역분쟁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는 대중 무역적자를 해소하고 시장 개방을 원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해 장기전이 될 공산이 크다"면서 "미국 경기 호황의 영향으로 정권의 지지도도 높아 국내 반대 여론을 감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 될 경우 세계 교역 및 경제성장률을 낮추게 되며, 아시아는 특히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중국에 중간재를 많이 수출하는 한국 역시 손해를 입게 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또한 "무역적자가 일자리를 없앤다는 주장은 근거가 약하다"면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일자리 상실의 90%가 자동화 탓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으며, 한국 역시 상품 교역에서 미국을 상대로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이로 인한 일자리 상실이 벌어지지 않고 있다"고 부연했다.
톰 회장은 "무역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접근법은 다자무역이 아닌 양자무역으로, 취임 초 TPP를 탈퇴한 것이 대표적 사례"라며 "소련으로부터 서유럽 등 동맹국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232조를 지금 다시 꺼내는 것은 정치적 이유가 포함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관세 전쟁은 미국 내 기업·농민·소비자 등에게도 해가 될 것"이라면서도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로 돌아가냐'는 질문에는 "트럼프 대통령·로스 장관·라이트하이저 대표 모두 자유시장을 근본적으로 신뢰하고, 현재 진행되는 관세 부과 등은 무역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솔루션"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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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미중 통상전쟁에 대한 미국 측 시각과 한국에의 영향' 좌담회에서 (왼쪽부터)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톰 번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박태호 법무법인 광장 국제통상연구원장이 토론세션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
박태호 법무법인 광장 국제통상연구원장은 "중국은 기술 이전 강요·지재권 침해·보조금 지급 등 인위적인 정책을 쓰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이 압박을 넣는 것은 타당하다"면서도 "양국 모두 피해를 입기 때문에 결국은 마무리하고 합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원장은 "WTO가 아무런 역할을 못하고 있는 가운데 CPTPP가 멤버십을 오픈, 한국·인도네시아·태국 등의 국가들이 참여한다면 RCEP보다 더 의미있는 지역무역체제가 될 것"이라며 "우리 정부도 조속히 입장을 정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고 제언했다.
그는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를 택한다는 말이 있지만 오마바 행정부도 그렇고 트럼프 행정부도 일반적으로 볼 때는 전 세계에서 가장 개방됐다"면서도 "232조를 통해 무역제한을 하는 것은 신보호무역주의"라고 지적했다.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은 "미국이 보호주의가 폭염만큼이나 점점 더 심화되고 있다"면서 "미국이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232조로 인해 자유무역의 혜택을 누구보다 잘 누리고 있던 한국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권 부회장은 "지난 10년간 우리 기업에서 해외로 나간 돈은 3100억달러인 반면 외국 기업에서 들어온 것은 1050억달러"라며 "이건 결국 노조가 너무 과격하고 소수 귀족노조에서 자기들 주장만 하는 등 미국 대비 한국의 기업환경이 더 어렵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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