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양현종(KIA 타이거즈)의 어깨가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대한민국의 아시안게임 야구 3연속 금메달이 사실상 그에게 달려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현재 소집돼 잠실구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22일까지 국내에서 훈련을 하고 23일 대회가 열리는 인도네시아로 출국한다. 한국의 아시안게임 첫 경기는 26일 대만전이다.

이번 대표팀에서 투수진 선발 에이스는 양현종이다. 24명의 엔트리 가운데 11명의 투수가 포함됐지만 경력과 실력 면에서 양현종이 단연 최고다. 양현종은 2010 광저우 대회, 2014 인천 대회에 이어 3연속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3연속 금메달을 노린다. 광저우 대회 때는 선배 류현진이 있었고, 인천 대회 때는 동갑내기 김광현이 있었지만, 이번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는 양현종이 에이스 역할을 해내야 한다.

   
▲ 사진='더팩트' 제공


양현종은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 지난해 선발 20승을 올리며 소속팀 KIA의 통합우승을 이끌고 리그를 평정했다. 올 시즌에도 11승(9패)을 올렸고 3.78의 준수한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다승은 대표팀에 뒤늦게 승선한 넥센 최원태(13승)보다 뒤지지만 평균자책점을 포함해 탈삼진(133개)·투구이닝(157이닝)·퀄리티스타트(15회) 부문에서 모두 국내 투수들 가운데 1위의 성적을 내고 있다.

당연히 선동열 감독은 양현종을 가장 중요한 경기에 선발로 내세울 계획이다. 즉, 양현종은 등판 일정이 사실상 정해져 있는 셈이다. 예선리그 첫 경기 대만전, 그리고 결승까지 간다는 전제 하에 결승전 선발을 책임져야 한다.   

이번 아시안게임에는 10개국이 출전한다. 1라운드는 랭킹 최하위인 태국, 라오스, 스리랑카 3개국이 따로 리그를 벌여 1위가 사실상의 본선인 2라운드에 진출한다. 2라운드는 8개국이 2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다. 2라운드 조 1, 2위 팀이 각각 1승, 1패를 안고 슈퍼라운드(4강)에 올라 상대 조 1, 2위와 붙는다. 슈퍼라운드에서 1, 2위를 한 팀끼리 결승전을 갖고, 3, 4위는 동메달 결정전을 치른다.

한국은 2라운드 B조에 대만, 인도네시아, 홍콩과 함께 조편성이 돼 있다. 첫 경기 한국-대만전에서 사실상 조 1, 2위가 결정난다. 에이스 양현종이 대만전 선발로 나서야 하는 이유다.

결승전은 9월 1일로 예정돼 있다. 양현종이 대만전에서 던지고 나면 (한국이 결승에 오를 경우) 5일을 쉬고 결승전 선발 마운드에 오르게 된다. 결승 상대는 일본 또는 대만이 유력하다. 결국 양현종이 어떻게 던지느냐에 한국의 금메달과 대회 3연패가 걸려 있다.

병역미필 대표선수들에게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절실하다. 금메달을 목에 걸면 병역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야구대표팀에 선발된 병역미필 선수들에게 양현종은 속칭 '병역 브로커'가 돼줘야 한다. 물론 병역미필 선수들 가운데는 야구팬들의 집중 비난을 받고 있는 오지환(LG)과 박해민(삼성)도 포함돼 있다.

지난 18일 대표팀 소집 후 열린 기자회견에 주장 김현수와 함께 참석했던 양현종은 "(대표)소집 전까지만 해도 설렘 반 기대 반이었다. 유니폼에 새겨진 태극마크를 보고 가슴이 뿌듯했다. 한국이 아시안게임 3연속 우승을 차지할 수 있도록 있는 힘을 다해 던지겠다"고 했다. 대표팀 에이스 계보를 이어받은 양현종은 그렇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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