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시청자들의 삶에 밀접한 창조적인 콘텐츠를 만드는 데 초점을 둔 영국 BBC
- 미디어 환경에 대응한 발 빠른 조직개편, 글로벌화를 이룬 일본 NHK
- 콘텐츠 개발이 아닌 베끼기와 끊임없는 논란의 한가운데에 있는 KBS
- 경쟁 매체의 활성화를 통한 경쟁구도 구축, 시장경제에 따른 시청자의 자연스러운 관심을 끌어야 |
박진언 배재대 미디어사회학과 교수는 20일 "공영방송 KBS가 막장 불륜드라마를 양산하고 다른 방송사의 프로그램을 베끼기하는 행태가 많아졌다"고 비판했다. 박진언 교수는 20일 서울 여의도 자유경제원 세미나에서 자유경제원 주최로 열린 'KBS 사태 어떻게 풀 것인가'라는 세미나에서 발표한 주제발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박교수는 이어 "국민들이 내는 수신료와 광고를 재원으로 운영되는 KBS가 상업방송처럼 시청률에 급급해 방송심의 가이드라인을 무시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KBS가 명실상부한 공영방송으로 거듭나기위해선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영국의 BBC와 일본의 NHK처럼 고품격 다큐와 창조적 콘텐츠 제작, 글로벌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다음은 박진언교수가 발표한 주제발표문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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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언 배재대 미디어사회학과 교수가 20일 서울 여의도 자유경제원에서 자유경제원 주최로 열린 'KBS사태 어떻게 풀 것인가'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
■ 공영방송 [public broadcasting, 公營放送] 이란?
방송의 목적을 영리에 두지 않고, 시청자로부터 징수하는 수신료 등을 주재원(主財源)으로 하여 오직 공공의 복지를 위해서 행하는 방송
한국 - KBS(한국방송공사), MBC(문화방송), EBS(교육방송),
영국 - BBC(영국방송협회:British Broadcasting Corporation),
일본 – NHK(일본방송협회),
호주 - ABC(호주방송위원회:Australian Broadcasting Commi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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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경제원이 20일 KBS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KBS가 국민 지지를 받는 공영방송으로 거듭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좌담회를 열고 있다. |
■ BBC
1. 세계 최초의 공영방송사라는 자부심
- 라디오 방송에서 출발한 BBC는 1930년 지방 방송, 1932년에 이른바 '제국 서비스(the Empire Service)' 군 방송 등을 주도하면서 조직을 확대했다.
- 1936년 텔레비전 방송을 개시한 이후 BBC1과 BBC2를 보유하면서 BBC3, BBC4까지 채널을 확장했다
2. 채널별 브랜드화
- BBC는 핵심 채널인 BBC1과 BBC2가 각각 채널 이미지를 구성
- BBC1 : 뉴스 프로그램을 집중 배치, 영국민의 대표 채널로서 자리를 확고히 함. 전략과 비전을 강조
- BBC2 : BBC1이 담당하지 못하는 오락과 스포츠 및 아동, 교육 등의 영역을 담당 또한, 심층 뉴스를 다루는 연관 프로그램을 보완적으로 배치
3. 창조적 콘텐츠 제작
"BBC는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시청자들의 삶에 밀접한 창조적인 콘텐츠를 만드는 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 일견 단순하지만 이것이 해법이다".세계 공영방송의 전형적인 모델로 불리는 BBC의 가장 큰 전통 중의 하나는 <다큐멘터리>에 대한 강조라고 할 수 있다. BBC1, BBC2 2개의 채널에서 하루에 방송되는 프로그램 가운데 시사 다큐멘터리에서부터 사회, 교양, 자연 다큐멘터리에 이르기까지 이 장르로 분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비중은 적어도 20%를 훨씬 넘는다.영국의 시청자들이 BBC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대해서 기대하는 가장 큰 가치도 '공정성(fairness)과 형평성(balance), 정확성(accuracy)'이다.
4. 멀티 플랫폼 전략
BBC의 창조적 미래는 멀티 플랫폼에 아이플레이어(iPlayer)를 배포, BBC의 접점을 확장시키려는 전략이 핵심이다. 멀티 플랫폼 매체인 아이플레이어는 초기 PC기반으로 출시한 뒤 닌텐도 등 게임콘솔, 스마트폰, 케이블 TV, IPTV, 스마트 TV 등에 제공됐다. 2011년 TV, 라디오 등 시청 및 청취 건수가 모든 서비스의 제공 단말기를 통틀어 사상 최대치인 19억 4000만 건으로 집계될 정도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BBC 스포츠'라는 방송중계 애플리케이션을 페이스북에 탑재한 소셜 미디어 결합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를 이용하면 페이스북 친구들과 실시간으로 의견을 나누면서 동시에 올림픽 중계를 감상할 수 있었다.
■ NHK
- 일본 전역에 54개의 지역방송사와 지상파 TV 2개 채널, 라디오 채널 3개, 위성방송 3개 채널을 보유한 일본 최대의 방송사
- 공영방송사로서 광고방송을 실시하지 않는 NHK는 우리나라 KBS처럼 운영 재원을 전적으로 수신료에 의존하는 구조다.
- (NHK의 총 재원규모는 2008년 기준 8조 5843억 원으로 KBS 1조 3038억 원보다 6.6배 정도 많고, 채널당 재원규모도 NHK(8584억 원)가 KBS(1449억 원)보다 6배 정도 더 큰 것으로 나타남)
- NHK는 일본에서 가장 신뢰받는 미디어 가운데 하나로, 메인뉴스 등 보도 프로그램의 신뢰성을 살펴보면 다른 미디어에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통신조사회가 실시한 미디어에 관한 2009년 여론조사에 따르면, 정보의 신뢰도에 대한 질문에서 '전면적으로 신뢰하고 있다'를 100점으로 했을 경우 NHK가 73.5점으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신문 70.9점이었고, 상업방송은 63.6점, 인터넷은 58.2점이었다. 이는 일본신문협회의 미디어 접촉·평가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NHK는 신뢰성(43.3%), 심층성(25%), 중립·공정(36%), 사회적 약자 배려(27%)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1. 미디어 환경에 대응한 발 빠른 조직개편
2006년부터 조직개편을 단행, 조직·업무의 대폭적인 개혁과 슬림화, 조직풍토와 업무 운영 개혁 등을 내세웠다. 2006년부터 2008년까지 3개년 경영계획에서 제시한 '조직과 업무의 대폭적인 개혁과 슬림화 추진'에 따라 조직의 통폐합을 추진, 26개국을 20개로 줄였다.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하고, 제작능력을 강화)
2. 재난방송시스템 구축
재난방송시스템을 가장 잘 갖췄다고 평가받는 NHK는 보도국 내에 46명 정도로 구성된 '재해·기상센터'라는 첨단장비를 갖춘 재난방송 전담부서가 구축되어 있다. 또한, 지진이나 호우, 태풍 등의 경우 일본 기상청의 도움 없이 NHK가 독자적으로 기상을 관측할 수 있도록 지역방송국마다 지진계나 아메다스(자동 기상계측기)를 설치해 측정하고 있고, 기동취재 헬기도 14대나 구축했다
3. 글로벌화
- NHK의 국제화는 이미 1990년대에 완료되었다.
- NHK의 해외 지국은 세계 30여 도시에 70여 명의 특파원을 파견하고 있는데 이 규모는 20년 전과 다르지 않다.
- 2009년에는 오일머니로 인해 중동의 두바이 지국을 개설했고, 아시아지역의 경제정보센터인 싱가포르에도 지국을 다시 개설했다.
- 특히, 바그다드에는 특파원을 상주시켰다. 해외에서 일어나는 대규모 재해 등에 즉시 대응하기 위해 보도와 기술 담당자로 '긴급전개팀'을 구성, 언제든지 취재에 나설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 한국의 공영방송은?
1. 콘텐츠 개발이 아닌 베끼기
· 파일럿 프로그램 ‘나는 남자다’ - 종편의 ‘마녀사냥’ 과 비슷, 공중파 버전 마녀사냥. 남자 연예인 3~4명이 모여 호기심 어린 시각으로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토크 프로그램. 여성 게스트가 출연해 이들과 함께 토크를 펼친다
· 엄마가 있는 풍경 마마도 - tvN '꽃보다 할배'의 여성 버전
·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 – MBC '일밤-아빠! 어디가?'와 비슷
2. 끊임없는 논란의 생성
“선정성, 막장 논란이 터지면 매번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 공영방송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하지만 변하는 것은 없다” - 시청자 A氏
- 장소 불문하고 가슴에 집착하는 남편의 사연
- 야동 출연 의심을 받는다는 아내의 사연
- 여성 진행자에게 “개 사료 드세요”
- 김정태는 새누리당 나동연 경남 양산시장 당선자의 유세현장에 아들 야꿍이(본명 김지후)와 함께 참석해 논란이 되자 결국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하차
3. 상업방송을 능가하는 심의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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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상파 TV 3사 심의 제재 현황 (자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
주말 저녁 시간대에 편성한 드라마 ‘왕가네 식구들’
- 가족마저 돈의 잣대로만 평가하는 어머니, 성실한 남편이 사업에 실패하자 바로 옛 애인과 불륜에 빠지는 아내, 바람난 남편을 잡으려고 납치 자작극까지 벌이는 여자. 이 드라마는 올 2월 막을 내릴 때까지 시종일관 막장 드라마라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길환영 KBS 사장은 드라마 종방연에 참석해 “할머니, 아버지, 자식 삼대를 아우르는 훈훈한 이야기로 수신료의 가치를 전하는 대표적 KBS 드라마” 라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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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정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KBS 프로그램들 |
KBS는 ‘미녀들의 수다-루저 발언’ 사태 후, <방송의 소재 및 표현에 관한 예능 프로그램 제작 가이드라인>을 마련함 : 반사회적 가치를 조장하는 표현이나 특정 집단과 개인을 비하하는 내용을 방송할 수 없다. 특정 신체 부위를 세밀히 묘사해도, 미신 소문 비과학적인 사실과 욕설이나 과도한 사적 이야기를 내보내서도 안 된다.
하지만 익명을 요구한 KBS 관계자에 따르면, “시청률만 높게 나오면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는 따지지 않는 분위기” 라고 한다.
■ 해결책은?
1. 품격이 있어야 한다
외국의 공영방송은 보도와 시사뿐만 아니라 오락 프로그램도 일정 수준과 품격이 있어야 된다는 공감대가 방송사 조직원들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2. ‘착하게’ 만든다.
일본 NHK의 경우 일일드라마 ‘하나코와 앤’은 캐나다 작가 루시몽고메리가 쓴 소설 ‘빨간 머리 앤’을 처음 일본어로 번역해 소개한 무라오카 하나코(村岡花子)의 일대기를 다뤘다.
3. 상업방송과의 차별화가 있어야 한다
- NHK는 예능도 정보와 오락이 결합된 인포테인먼트 형식이나 ‘가요무대’ 같은 음악 프로그램이 주를 이룬다.
- 영국 BBC는 셜록 홈스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셜록’처럼 BBC 드라마는 세계 시장에 서도 수작으로 꼽힌다.
- ‘셜록’ 시리즈는 180개 국가에 판매돼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켰다.
4. 오락도 사회적 의미를 중시한다.
BBC는 지난해 만든 리얼리티 프로그램 ‘익스트림 OCD캠프(Extreme OCD Camp)’는 강박증 환자가 치유되는 모습을, ‘SAS’는 일반인이 특수부대 훈련을 견뎌내는 과정을 다뤘다. 퀴즈쇼 ‘모크 더 위크(Mock the Week)’가 여성 출연자를 홀대한다는 비판을 받자 남자만 나오는 오락 프로의 방영을 금지하기도 했다.
5. 시청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방송콘텐츠로 승부한다
KBS는 선정적이라는 비판을 받을 때마다 재원 구조 탓을 한다. 재원의 70% 이상을 수신료로 충당하는 BBC, NHK와 수신료 비중이 38%에 그쳐 광고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KBS를 단순 비교할 순 없다는 주장이다.
■ 결론 1. 시장경제에 따른 적자생존 : 시청자와 광고주의 자연스러운 외면과 관심 2. 경쟁 매체의 활성화를 통한 경쟁구도 구축 /박진언 배재대 미디어사회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