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8·25 전국대의원대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출사표를 던진 송영길·김진표·이해찬(기호순) 후보는 서로를 향한 의혹을 제기하며 '네거티브' 선거전을 치르는 양상이다.

이 후보 측은 전날(23일) 이치범 선거대책위원장 명의의 성명을 통해 송 후보 측이 이종걸, 김영주, 신경민, 고용진, 김성환, 김한정, 조응천, 이재정 등 현역 의원의 이름을 넣은 지지 문자메시지를 대량 유포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후보 측은 "국회의원은 특정 후보를 지지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해당 의원의 동의도 받지 않은 것으로 명백한 명의 도용"이라며 "정당법 제52조 당대표 경선 등의 허위사실공표죄에 해당하는 범죄 행위"이라고 규정했다. 

이 후보 측이 공개한 문자메시지에는 '김성환-송영길 코드' '김영주장관-송영길 코드' 등과 함께 '더 젊고 유능한 민주당을 위해, 지금 필요한 코드입니다'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에 송 후보 측은 즉각 반박성명을 내고 "이미 이해찬 캠프와 관련된 문자가 돌아다니고 있음을 인지했으나 당내 선거이고 축제가 돼야 한다는 일념에 지적을 자제해왔다"며 "그럼에도 오늘 이해찬 캠프의 성명은 선을 넘은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또한 '당대표는 이해찬 의원' '이해찬 대표와 함께 민주당을 이끌어갈 최고위원, 꼭 부탁드린다'며 시·도의원 명의로 전송된 문자메시지도 공개했다.

김 후보도 문자메시지 공방에 뛰어들었다. 김 후보 측 대변인단은 "이 후보 캠프 지도위원인 이정주라는 사람이 불특정 다수의 대의원들을 상대로 지지를 요청하는 문자를 발송했다"며 "이 후보 측은 청년당원 부풀리기 지지선언으로 물의를 빚은 것도 모자라 이제는 대의원 명단을 불법적으로 다른 이에게 넘겨 상대후보 흠집내기에 골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선거전 막판 문자메시지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앞서 각 후보들은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서도 갈등을 보였다. 문제가 된 것은 쿠키뉴스 의뢰로 '조원씨앤아이'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 해당 여론조사에 따르면 송 후보가 당원들로부터 지지율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자 나머지 후보들은 여론조사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엉터리'라고 비난했다. 

이 후보 측 황창화 대변인은 "조원시앤아이 여론조사 결과는 다른 여론조사에 비해 응답률(1.7%)이 현저히 낮고, 조사대상자도 일반 성인남녀인데 응답자는 대의원, 권리당원, 일반당원"이라며 "게다가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했는데 표본조사의 기본인 성, 연령, 지역의 인구비례 특성이 하나도 맞지 않는다"고 했다.

황 대변인은 또 "순수 RDD 표본 구성비가 대의원 46%, 권리당원 32.2%, 일반당원 21.6%가 표집된다는 것은 벼락을 1분 단위로 100번 연속해서 맞을 확률보다 백만배는 더 어려운 듯"이라며 "응답자의 45.1%가 호남이라니"라는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의 발언도 전했다.

김 후보 측도 여론조사 표본을 지적하며 "이 여론조사는 특정 후보의 지지세 강한 특정지역 당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라는 합리적 의구심을 갖게 한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이 후보의 '건강이상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퍼지면서 김 후보와 송 후보가 서로를 유포자로 지목하는 일도 벌어졌다. 김 후보 측은 "우리는 당내 선거를 하고 있는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느냐"며 송 후보의 지지자로 추정되는 사람이 영상을 배포하는 메신저 내용을 공개했다.

그러자 송 후보 측도 성명을 내고 "SNS상에서 퍼지고 있는 이해찬 후보에 대한 동영상을 누가 제작하고 배포했는지에 대한 명확한 사실관계가 밝혀지지도 않았다"며 "의도적으로 퍼트렸다는 주장이야말로 깨끗해야 할 선거를 진흙탕 싸움으로 몰고가는 한심한 작태"라고 반박했다.

   
▲ (왼쪽부터)오는 25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김진표·송영길·이해찬 후보/사진=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