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물괴'가 사극과 판타지의 영리한 만남으로 국내 최초 크리처 무비의 탄생을 알렸다.

3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물괴' 언론시사회 후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허종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명민, 김인권, 이혜리, 최우식이 참석했다.

'물괴'는 조선 중종 22년, 역병을 품은 괴이한 짐승 물괴가 나타나 공포에 휩싸인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 이들의 사투를 그린 작품.


   
▲ 지난 16일 '물괴'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배우들의 모습.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물괴'는 조선의 심장을 위협하는 물괴와 이에 맞선 수색대의 사투가 극의 중심이면서도 물괴의 실체에 다가가면서 벌어지는 세력 다툼을 그려내 몰입도를 높인다.

허종호 감독은 "정확히 영화의 중간 지점에서 물괴의 정체가 나온다. 어떤 재난이 닥쳤을 때 사람들이 힘을 합쳐 그 어려움을 이겨내지만, 그 재난으로 인해 싸우는 것도 많이 봤다. 물괴가 나오기 전 존재를 두고 세력 다툼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싶었다"고 밝혔다.

'물괴'는 조선왕조실록에 실린 괴이한 생명체 물괴에 대한 기록에서부터 출발했다. 조선에 출몰한 괴물의 이야기는 허종호 감독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허종호 감독은 실록 속 물괴의 기록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크리처 액션 사극이라는 신선한 장르를 탄생시켰다. 블루스크린 작업이 주를 이뤘던 만큼 상상의 존재와 싸워야 하는 배우들의 노력도 요구됐다.


   
▲ 지난 16일 '물괴'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배우 김명민의 모습.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물괴를 막기 위해 왕의 부름에 응한 옛 내금위장 윤겸 역 김명민은 "처음부터 끝까지 보이지 않는 형체와 싸우는 크로마키 작업은 처음이다. 가장 두려웠던 건 제 어설픈 리액션으로 인해 물괴의 존재감이 상실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고 촬영 전 느꼈던 걱정을 털어놓았다.

이어 "처절함, 공포, 두려움 이 세 단어를 머릿속에 각인시키고 연기했다. 어떤 때보다도 처절하고 공포스럽지만 이것을 이겨내야 하는 캐릭터를 연기했다"면서 "저희 영화의 흥망은 물괴라는 존재지만, 연기로만 봤을 때 밀도가 떨어진다거나 공포감이 떨어지면 보여줄 게 없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 지난 16일 '물괴'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배우 최우식의 모습.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왕의 명을 전하는 허 선전관 역의 최우식 역시 블루스크린 작업이 녹록치 않았다고 했다. 그는 "전에도 블루스크린 작업을 해봤지만, 이번에는 제가 했던 것보다 규모가 컸다"면서 "배우와 배우 사이 탁구처럼 호흡이 왔다 갔다 해야 하는데, 그런 호흡이 없다 보니 쉬운 작업은 아니었다. 그래서 선배 배우들, 혜리 씨와 현장에서 호흡을 더 맞췄다. 신선하고 재밌는 과정이었다"고 촬영 후일담을 전했다.

공동의 적을 대한 만큼 배우들의 사이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나중에는 네 사람이 1명의 연기를 하는 경지에 이르렀다"는 김명민부터 "촬영장이 화목했다"는 김인권까지 배우들은 '물괴' 촬영 현장이 즐거웠다고 입을 모았다.

조선시대라는 한국적인 배경에 김명민·김인권·이혜리의 색다른 트리오 케미로 이목을 즐겁게 하는 '물괴'. 이날 현장에서는 허종호 감독이 브라운관에서만 활약했던 혜리를 캐스팅한 과정도 들을 수 있었다.

허종호 감독은 "이혜리는 모습처럼 밝고, 긍정적이고, 포기하지 않는다. 그런 모습이 극 중 명의 역할과 비슷해 잘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대사뿐만 아니라 액션도 멋있게 잘 나왔고, 명과 잘 어울려서 만족하고 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 지난 16일 '물괴'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배우 이혜리의 모습.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윤겸(김명민)이 홀로 키운 외동딸 명 역을 맡은 이혜리는 이번 작품을 통해 많은 것들을 처음 경험했다. 첫 스크린 연기 도전에 이어 첫 사극, 첫 블루스크린 작업까지 이혜리에게 '물괴'는 도전 그 자체였다.

이혜리는 "사극 연기 노하우가 전혀 없어서 걱정이 많았던 건 사실이다. 사극이라는 장르를 하게 될 줄 몰랐다"며 "제게 명이라는 캐릭터를 맡겨주신 데 대해 굉장한 책임감과 감사함을 느끼며 준비했다"고 전했다. 선배 배우들이 있어 의지가 됐고, 함께하는 현장이 즐거웠다고.


   
▲ 지난 16일 '물괴'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배우들의 모습.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이처럼 '물괴'는 액션 사극과 크리처물의 감각적인 조합부터 긴장감 넘치는 드라마, 각양각색의 케미까지 눈을 뗄 수 없는 매력들로 가득하다. 그래서 지난 5월 칸 국제 영화제 필름 마켓에서 미국, 중국, 영국, 캐나다 및 유럽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홍콩,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대만 등 아시아 전역에 선판매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한국 영화에서 보지 못했던 다양한 볼거리로 출사표를 내민 '물괴'. 국내 개봉 전 이미 전 세계의 시선을 집중시킨 '물괴'가 9월 극장가를 완벽히 장악할지 주목된다. 오는 1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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