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경영환경 부담 커지는 기업…기업 노력과 정부 도움 '시너지' 절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경제성장률 둔화 우려가 짙어지는 가운데 당정청이 소득주도성장에 지속적으로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면서 기업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미중 무역갈등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지워지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 정책에 맞춰 투자와 고용만 늘릴 경우 경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여러 기업들이 내년도 경영계획을 수립하는 가운데 투자 속도와 고용 규모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 자율주행차 '제로셔틀'이 4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일대를 무인 운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말부터 대기업들은 속속 대규모 투자·고용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향후 몇 년 동안 시설확충과 연구개발(R&D)에 수조원에서부터 백조원대의 자금을 투입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최근 경영 환경이 기업의 긴장 강도를 높이고 있다. 밖으로는 미국과 중국의 자존심 대결, 신흥국 불안 등이 위험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여기에 우리 경제의 성장엔진이 식어가고 있다는 우려가 지표로 나타나고 있다. 올해 2분기에 우리 경제는 전분기 대비 0.6% 성장에 그쳤고, 국민총소득(GNI)은 1.0% 감소했다 정부와 한국은행의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인 2.9%를 밑돌 수 있다는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야당 등 정치권과 경제계, 산업현장에서 소득주도 성장의 회의론의 확산되고 있지만 정부는 흔들림 없이 정책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정책적으로 보완할 수 있지만 소득주도성장의 기본 틀을 바꾸지 않겠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기업들은 일단 정부 정책에 발걸음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앞서 발표한 투자·고용 계획들을 일단 예정대로 실행하겠다는 것이다. 대기업 투자가 경제 활성화에 마중물이 될 것으로 정부 안팎에서 기대를 하는 상황에서 속도 조절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재계에서는 기업들의 투자와 고용확대가 미래경쟁력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정부와 정치권의 유연한 자세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전날 국회를 찾아 규제개혁과 도움을 호소할 정도로 경영 환경은 악화되고 있다.

기업들은 피로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규제혁신과 정책의 뒷받침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제도적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한 신사업 추진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기업 관계자는 “기업이 전후사정을 살피지 않고 무조건 투자를 늘리고 고용을 확대할 수는 없지 않겠냐”며 “(기업들이)노력하는 만큼 정부의 도움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가 일자리 확대에 초점을 맞추는 가운데 기업들은 채용에서도 많은 고민을 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주요 대기업들의 시장 환경 보다 우선 정부의 정책 방향을 고려하는 모습이다.

대기업들은 최근 녹록지 않은 환경 속에서 올해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의 신규 채용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의 ‘2018년 주요 대기업 대졸 신규채용 계획’에 따르면 신규채용(신입+경력)규모는 ‘작년과 비슷’(51.6%), ‘작년보다 감소’(24.6%), ‘작년보다 증가’(23.8%) 순으로 나타나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일 전망이다.

이에 비해 주요 대기업들은 채용 규모를 크게 확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은 향후 3년 동안 2만명을 채용할 계획이었으나 4만명으로 2배 늘렸고, SK는 지난해(8200명)보다 늘어난 8500명을 올해 채용할 계획이다. LG는 올해 전년대비 10% 정도 증가한 1만명 채용계획을 발표했고, GS는 지난 3년간 평균 3800명을 채용했으나 앞으로 5년간 연평균 4200명 이상을 채용할 계획이다. 한화는 과거 연간 3000∼4000명을 채용했으나 앞으로 5년간 매년 7000여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일자리전략실장은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대내외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주요 대기업들이 신규투자 및 고용계획을 내놓고 있다”며 “정부의 과감한 규제혁신 등으로 기업들의 잇따른 투자계획이 예정대로 집행되고 일자리가 늘어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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