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6일 “한반도 비핵화와 판문점선언 지지를 위한 국회차원의 결의안을 채택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국회의 확고한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전 세계에 표명하고, 야당의 우려를 반영해 굳건한 한미동맹유지, 북한의 판문점선언 및 한반도 비핵화의 책임 있는 이행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았으면 한다”며 이처럼 제안했다.

그는 “두 번의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는 긴장완화의 새로운 국면을 열었고, 판문점선언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 남북교류, 종전선언을 위한 합의도 이뤘다”며 “청와대와 여당은 최근의 한반도 비핵화의 속도감 있는 진전을 추동하기 위해, 여야의 정권교체와 상관없이 일관된 대북정책의 수행을 위해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모든 정치세력이 한마음 한뜻으로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동의안을 처리하고 전 세계에 한국의 강력한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자는 대통령과 여당의 요청에 바른미래당은 적극적인 자세로 임할 것”이라면서도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실질적 진전 없이 북미 협상마저 교착상태에 빠져 있고, 굳건한 한미동맹과 공조가 요구되는 시점에 비준동의안 처리가 한미동맹의 균열을 가져올 수 있다는 야당의 우려도 경청할 가치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준동의안 처리는 여야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해결점을 찾아 합의 처리해야 진정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국익에는 여야가 없다. 한반도 비핵화를 통한 긴장완화, 평화체제가 가져다줄 유무형의 효과와 국익은 엄청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 기조인 소득주도성장을 두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문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만든 사람들이, 수많은 대한민국 경제전문가들과 기업가들이, 근로자와 소상공인, 심지어 취업준비생들까지도 연일 대한민국 경제를 걱정하는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며 “정부의 경제정책의 핵심인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소득양극화를 해소하는 취지와 구호는 좋지만 현실에서는 의도대로 작동되지 않는다는 게 이미 증명됐다”고 꼬집었다.

또한 “가처분 소득의 증대는 성장의 과실이지, 성장의 토대가 될 수 없다”며 “2년만에 29%나 올라버린 최저임금을 정상적으로 감당할 기업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수준을 넘어서는 최저임금 증가분에 대해 정부는 기업에 직접 지원하겠다며 올해 3조, 내년에도 3조를 편성했지만 정부가 세금으로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최저임금 인상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극히 일부분’이라고 표현한 것을 들어 “소득주도성장을 이끌 다른 방법들이 있다는 말로 이해되는데, 왜 영세 소상공업자들을 눈물짓게 하고 일자리를 잃은 최저임금 근로자를 절망 속에 살게 하느냐”며 “문 대통령께 강력하게 촉구한다. 소득주도성장의 환상에서 벗어나고 경제 현실을 직시하라”고 했다.

더불어 “바른미래당은 최저임금위원회를 개편하게 최저임금의 결정방식을 바꾸고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조절하겠다”며 “업종별, 규모별 차등적용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김 원내대표는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도 일침을 가했다.

그는 “올해 7월 기준으로 우리나라 취업자 수는 약 2700만명이고, 전체 공무원 숫자는 중앙직과 지방직을 합해 100만명 수준”이라며 “전체 취업자의 3.7%에 불과한 공무원이 되기 위해 취업준비생의 약 40%가 공시족이 됐다”고 왜곡된 구직시장을 비판했다.

또 “노동시장 개혁을 위한 관련 입법과 사회적 대타협이 꼭 이뤄져야 한다”며 “일자리 정책과 관련해 바른미래당은 주52시간 근로제를 유지하되 예외업종을 확대하고 노사자율 합의에 의한 탄력근로제, 선택근로제 확대를 통해 근로 유연성을 확보하겠다”고 공언했다.

경제활성화를 위한 방책으로 △경제민주화 강화를 통한 공정경제 생태계확보 △기업인도 존중받는 사회 등을 언급한 김 원내대표는 ‘선 허용, 후 규제’ 산업 정책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그러면서 인터넷전문은행법, 규제프리존법, 지역특구법 등 법안 처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정부는 역대 가장 강력하다고 자평한 8.2 대책을 내놨지만 집값은 오히려 상승했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용산, 여의도 개발 계획이라는 폭탄까지 더해졌다”며 “정부는 부랴부랴 지난달 27일 추가대책을 발표했지만, 참여정부 시즌2라고도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 원내대표는 내각이 중심이 되는 행정부로의 전환도 촉구했다. 행정부 운영방식이 청와대로 쏠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무엇보다 내각과 공공기관에 ‘캠코더’ 인사를 그만두라”며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운 세상’은 캠코더 인사로는 이뤄질 수 없는 세상”이라고 했다. 특히 탈원전 정책과 대입 정책 등을 공론화 한 점을 들어 “억지로 여론을 만들어서도 안 되며, 여론 뒤에 숨어 책임을 회피해서도 안 된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연설 말미에 선거제도 개혁 및 개헌과 관련, “연동형 비례대표를 도입해야 한다”며 “개헌도 올해 안으로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 제왕적 대통령의 권한분산, 지방분권 강화라는 방향으로 개헌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회선진화법 개정에 대해선 “지방의회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초의원의 4인선거구 분할도 금지돼야 한다”며 “국민 발언, 청원제도를 개선하고 국민소환제도 도입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사례를 언급하며 ‘미투’ 관련 법안 입법도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김 원내대표는 “20대 국회의 숙명과도 같은 다당체제, 바른미래당은 특활비를 폐지시켰던 그 정신으로 기득권 내려놓기를 거부하는 양당을 견인하는 정치세력이 될 것”이라며 “발목잡기가 아니라 대안있는 비판을 통한 협치, 사람으로 거래하는 협치가 아니라 정책을 공유하는 협치를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