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이은애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위장전입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자유한국당은 8차례에 달하는 이 후보자의 위장전입 의혹을 문제 삼으며 검증을 이어갔고, 이 후보자는 “주민등록 문제로 물의를 일으켜 송구하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했다.

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이 후보자는 너무나도 쉽게 현행법을 위반하고 자신의 편의와 편리대로 크고작은 이익을 위해 상습적으로 법을 위반했는데, 위장전입 중독이거나 상습”이라며 “사실상 현행법을 위반한 사람을 저희가 검증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라고 맹공을 가했다.

장 의원은 이 후보자가 지난 2001년 12월 배우자와 서울 강남구 일원동 소재 아파트를 4억6200만원에 구매했지만, 매매계약서에는 실제 거래가액보다 2억8100만원 낮은 1억8100만원으로 작성해 취득세 및 등록세를 탈루했다는 정황도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부산 상가 임대차 계약 때 임차인의 권리금마저도 앗아가 버릴 수 있는 조항으로 계약했다”며 “사상 최악의 갑질”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 후보자는 부산 동래구에 위치한 가족 소유 상가의 임대차 계약을 할 당시 ‘향후 임차인이 권리금을 요구할 수 없다’는 조항을 넣어 ‘갑질’ 계약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같은 당 이은재 의원도 이 후보자의 위장전입 사례를 들어 “사법처리 대상이 되시는 분이 어떻게 헌법재판관을 한다는 거냐”며 “이 부분에 대해서 제대로 해명이 되지 않으면 후속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가세했다.

이 후보자의 답변 태도도 문제가 됐다. 

위장전입과 관련, 결혼 시기를 묻는 한국당 주광덕 의원의 질문에 이 후보자는 “결혼식 자체가 늦어졌다”면서도 결혼식이나 혼인신고 일자를 정확히 답하지 못했다. 그러자 주 의원은 “위장전입과 허위 주민등록에 대한 이 후보자의 답변을 납득하기 어렵다”며 “법정에서도 이런 모습을 보이면 거짓말한다고 생각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이 후보자는 한국당의 파상공세에 “(주민등록 이전으로) 사적인 이익을 취득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결혼 과정에서 어머니에게 주민등록증을 맡겼다”며 “시집 간 딸이 친정으로 주민등록을 바로 옮기면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했다)”고 했다. 또한 “법관 업무와 동시에 자녀 3명을 양육하며 친정 부모님께 상당히 의존했고, 그러면서 어머니가 주민등록을 관리했다”며 “어머니가 하시는 일을 세심히 살피지 못한 것도 저의 불찰”이라고 했다.

자녀들을 좋은 학군에 보내기 위해 주소지를 이전했다는 의혹에는 “서초동에서 마포나 송파로 주소지를 옮겼기 때문에 학군 때문에 옮길 이유는 없었다”고 했다. 아울러 2007년도 위장전입의 경우 사춘기였던 자녀가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이전했다는 답변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