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서울의 집값이 폭등하며 인근 수도권 지역의 집값까지 끌어올리고 있지만, 경기도 안산시는 정반대의 길을 걷는 모양새다.
공급 물량 증가에 인근 신도시로의 인구 유출까지 겹치며 가격 방어가 어렵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최근 정부가 9000여가구 공공택지지구 조성을 예고함에 따라 안산 주택시장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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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산의 한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미디어펜 |
12일 한국감정원의 ‘8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자료를 분석결과, 지난달 안산의 주택(아파트·연립·단독 주택) 매매가격은 전 달 대비 0.91% 하락했다. 지난달(-0.61%)에 이어 두 달 연속 하락세를 기록한 동시에 올 들어 최대 하락폭을 달성했다.
아파트의 경우 매매가 낙폭이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7월 전 달 대비 1.33% 하락했던 아파트 매매가격은 8월 들어 –2.13% 변동률을 기록하며 낙폭을 확대했다.
반면 지난달 서울 주택 시장 매매가는 0.63% 오르고, 경기도를 비롯한 수도권 지역의 주택 매매가 역시 0.24% 올랐다.
KB국민은행 부동산시세에 따르면, 안산시 내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지난해 3분기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9월 3.3㎡당 1000만원이었던 안산시 아파트 시세는 지난해 4분기(12월 기준) 997만원으로 떨어졌다. 올해 역시 1분기(3월) 993만원에서 2분기(6월) 987만원, 3분기(8월) 974만원으로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실거래가 추이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안산 중앙역과 직선거리 300여m 떨어진 고잔푸르지오3차 아파트 전용면적 84㎡의 경우 21층이 지난 7월 3억7800만원에 손바뀜됐다. 지난 4월 4억3000만원에 5층이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3개월 만에 5200만원이나 떨어진 것이다.
고잔푸르지오3차 아파트와 이웃한 고잔네오빌6단지 역시 지난 1월 3억2000만~4500만원 사이에 거래됐던 84㎡형이 8월 2억8400만원에 새주인을 찾았다.
관내 공급 물량 증가와 인근 신도시로의 인구 유출 등이 이 같은 부동산 가격 하락세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입주 물량이 전무했던 안산은 올해 6810가구의 입주를 앞두고 있다. 2001년 1만 27가구가 공급된 이후 17년 만에 최대치다. 이 같은 입주 물량은 내년에 4589가구로 소폭 감소했다 이후 1만 175가구까지 급증할 예정이다.
또 인근의 화성 송산그린시티 등 신도시 조성이 가속화 되면서 인구 유출 역시 뼈아프다. 안산과 시화호 지류를 사이에 두고 건설 중인 송산그린시티는 올 초부터 시범단지를 중심으로 본격 입주가 시작됐다.
송산그린시티 A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기존 생활 인프라 등을 그대로 누리면서 새 아파트에 살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안산 거주민들이 송산으로 많이 넘어온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실제 안산시 조사결과를 살펴보면 지난 2016년 7월 74만 8487명이었던 안산 인구는 지난해 동월 73만 7331명으로 감소했고, 이어 올해 7월에는 71만 7547명까지 줄었다.
문제는 또 있다. 정부가 안산시에 9000가구에 이르는 신규 공공택지를 공급할 계획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안산시민들은 신규 공공택지 공급이 집값 하락만 부추길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안산의 B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안산은 지금 공급이 쏟아지면서 가격 방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여기에 신규 공공택지까지 공급되면 물량은 넘치고 살 사람은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걱정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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