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정치권을 향해 남북정상회담 동행을 요청한 청와대를 두고,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판문점선언 비준에 이어 남북회담을 카드로 꺼낸 청와대가 ‘평화 프레임’을 짜 야당을 매도하려 한다는 주장이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비상대책위원회-대구경북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문재인 정권이 또다시 우리를 평화 반대세력으로 규정하려고 하는 프레임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12일에는 “(남북회담에) 굳이 정치권을 끌어들이는 대통령의 의도는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고도 했다.
마찬가지로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12일 KBS라디오 ‘정준희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청와대와 당 사이에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야당을 마치 반평화세력으로 몰려고 하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고 의구심을 표했다.
이렇듯 야당이 반발하는 이유는 청와대가 남북회담 동행을 정치권에 제안한 시점에 기인한다. 지난 10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기자회견을 열기에 앞서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사실상 거절 의사를 밝혔던 상황. 그러나 청와대는 이후 별도의 설득과정 없이 발표를 강행함으로써 논란이 빚어졌다.
청와대는 뒤늦게 한병도 정무수석을 국회로 보내 설득 작업을 벌였지만, 만남이 성사된 손 대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고, 김 위원장은 일정이 맞지 않아 만나지 못했다.
교착상태에 빠진 국면에서 청와대는 지난달 열렸던 5당 원내대표 초청 간담회를 들어 이미 남북회담 동행 제안을 했었다고 해명했다. 12일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번에 임 실장을 통해 (남북회담) 초청 의사를 밝힌 것은 이전에 대통령이 언급한 것을 다시금 공식화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청와대는 직접 해명에 나섰음에도 정략적인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야당의 비판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결과가 뻔한 상황에서 국회를 정상회담에 초청한 청와대의 의도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청와대가 초청을 강행한 것이 판문점선언 처리가 무산된 책임을 물어 야당을 압박하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마저 나온다.
한편,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줄곧 보수야당의 책임론만 대두시켜 공세를 펼치고 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13일 정책조정회의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통한 공동 번영의 역사적인 전환기를 맞고 있다”며 ”그런데도 보수야당은 판문점선언 비준에 오직 반대만 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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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사진=자유한국당 홈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