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미중 무역전쟁이 갈수록 '태산' 양상을 보이면서, 한국 경제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걱정도 커지고 있다.
미국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가 2000억 달러로 증가하면 우리나라가 받는 영향도 커질 수밖에 없으며, 확전 양상 자체가 매우 큰 리스크라는 지적도 나온다.
19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와 블룸버그, 파이낸셜타임스 및 한국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00억 달러 관세 부과를 승인하면서,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보복에 나설 경우 2570억 달러의 추가 관세를 물리겠다고 위협했다.
이미 중국 국무원은 600억 달러의 미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물리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중국이 미국에서 수입하는 규모가 수출의 4분의 1 수준이어서, 중국의 보복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언제라도 중국과 이 문제에 대해 협의할 용의가 있으며, 어느 시점에서 합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발언했고, 로스 장관은 "미국 기업들이 중국 내에서 평등한 조건에서 경쟁하기를 바라며, 건설적 대화 여부는 중국 측의 선택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중국도 여전히 강경하다.
증권감독관리위원회의 팡 싱하이 부주석은 미국의 관세 부과 전략의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팡 부주석은 "중국은 외국계 금융기관의 합작 설립 의무 폐지와 시스템 개선 등 미국이 원하는 변화를 수용하려는 입장인데, 미국이 협상 직전에 관세를 부과해 분위기가 악화됐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미국의 중간선거와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 피터 나바로 국가무역위원회 위원장 등 강경파 백악관 참모들이 중국과의 합의 여지를 축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무역전쟁 확산 양상은 우리 경제와 수출, 금융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관세 전쟁으로 미중 모두 수출과 국내 생산이 감소하면, 그 여파로 우리나라 수출도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 전면전으로 양국 경기가 위축되면, 한국산 제품 수입도 감소하며, 중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완제품 생산을 위해 한국에서 수입하는 중간재 수출도 줄어들 수 있다.
또 미중 무역전쟁이 다른 나라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면 이들 국가의 한국산 제품 수입도 영향을 받게 된다.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당장 두드러지지 않더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누적되게 마련이다.
문병기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지난 18일 한 매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제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런 확전 양상 자체가 매우 큰 리스크"라고 말했다.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이렇게 되면, 우리 기업으로서는 향후 경영전략이나 투자계획을 세우기 어렵고, 불확실성이 커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금융시장 영향도 빼놓을 수 없다.
인민은행 류 스진 자문위원은 "무역전쟁이 실제 경제보다 시장 심리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과거에도 유사 사건 발생 시 증시와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증가했었다"고 말했다.
중국의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는 우리 금융시장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정부도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같은날 긴급 대책회의를 개최했으며, 20일에는 업종별 단체 및 수출지원기관과 함께 '민관 합동 실물경제 대응반회의'에서 업계 영향과 대응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