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자유한국당도 ‘전’성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홍준표·김무성 전 대표 등 한국당 계열 ‘올드보이’들이 잠행을 마치고 전면에 나서는 모양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들의 목표가 내년 초 열릴 것으로 보이는 전당대회라고 전망한다.

황 전 총리는 지난 7일 자신의 수필집 ‘황교안의 답’ 출판기념회를 통해 퇴임 후 첫 공식 행보를 가졌다. 그는 행사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대권 도전 여부를 묻는 질문에 “많은 말씀을 해주셔서 의견을 듣고 있다”고 답했다. 가능성을 부인하지는 않은 셈이다.

그보다 앞선 지난달 27일 김 전 대표는 ‘공화주의’를 주제로 한 세미나를 개최하고 정부의 정책 기조에 날을 세웠다.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2020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김 전 대표지만, 각종 세미나를 개최하며 사실상 몸풀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가장 최근에는 홍 전 대표가 다시금 한국 땅을 밟으며 정계복귀 신호탄을 쐈다. 지방선거 이후 대표직을 내려놓고 미국으로 향했던 그는 지난 15일 귀국해 “앞으로 남은 세월도 내 나라, 내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해 일할 것”이라며 “여러분과 함께 봄을 찾아가는 고난의 여정을 때가 되면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정치 재개의 뜻을 에둘러 시사한 것.

이처럼 한국당 올드보이가 이목을 끄는 것은 ‘한 방’을 보여주지 못하는 ‘비상대책위원회’ 탓이 크다. 나빠진 경기지표와 함께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한국당은 ‘반사효과’를 누리지 못하는 게 현실이기 때문. 

이에 비대위도 ‘당협위원장 전원 사퇴’라는 카드를 꺼내들며 강수를 뒀다. 전국 총선 지역구 단위인 253개 당협 중 위원장 공석인 지역을 제외하고, 231명 위원장이 그 대상이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지난 20일 ‘선당후사(先黨後私)’를 언급하며 “내부의 반발이 당연이 없을 수 없겠지만, 당이 비상사태라는 것은 모두 인정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당협위원장 전원 사퇴가 사실상 ‘공천권’을 행사하는 게 아니냐는 반발의 목소리도 들린다. 당내 특정 계파를 정리하려는 의도라는 논리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당협위원장을 정리해 인적쇄신이라는 명분과 계파청산이라는 목적을 동시에 취하고자 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했다.

논란이 일자 김 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새로운 정치와 정당을 만들기 위한 고민과 고통으로 이해해달라”며 “당협 운영의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데 그 의미가 있다”고 글을 남겼지만, 인적청산 드라이브가 지속될 경우 과거 계파갈등이 재연될 우려가 나온다. 이 관계자는 “인적청산 정도에 따라 갈등 정도도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사진=자유한국당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