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포스트시즌행 막차를 타기 위한 '가을의 열전'이 뜨겁게 펼쳐지고 있다. KIA LG 삼성의 3파전으로 전개되는가 했던 5위 경쟁이 처져 있던 롯데의 분발로 다시 4파전 양상을 띠고 있다.
이같은 판도 변화는 27일 경기에서 6위 LG가 5위 KIA와 맞대결을 승리로 이끌고, 7-8위 삼성과 롯데가 나란히 승리를 거두면서 더욱 심화됐다. KIA와 LG는 1게임 차로 좁혀졌고, LG와 삼성은 승차가 없다. 롯데는 KIA와 2.5게임, LG-삼성에는 1.5게임 차로 따라붙었다.
|
|
|
▲ 사진=롯데 자이언츠 |
무엇보다 롯데의 무서운 기세가 주목된다. 롯데는 27일 4위 넥센 히어로즈를 맞아 끈질긴 승부 끝에 9회초 터진 이대호의 2타점 결승 적시타로 8-6으로 승리, 3연승을 달렸다. 최근 10경기 성적이 7승 3패로 10개 구단 가운데 승률이 가장 높다. 최근 8경기만 떼어놓고 보면 7승 1패다. 4연승 후 1패, 그리고 3연승을 올렸다.
아시안게임 휴식기 후 11경기에서 1승10패로 추락하며 가을야구는커녕 꼴찌 추락까지 걱정했던 롯데가 반전 드라마를 쓰는 중이다.
롯데는 '가을의 기적'을 연출하며 극적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룰 수 있을까. 아니면 '일장추(秋)몽'으로 기분만 내다 끝나는 것일까.
최근 롯데의 팀 분위기나 사기 면에서는 긍정적인 요소가 많다. 무엇보다 선수들의 승부욕이 대단하다. 이대로 가을야구 희망을 접을 수 없다며 가진 기량을 짜내고 있다. 특히 주포 이대호가 3경기 연속 결승타를 때려내며 3연승에 앞장서면서 타선의 중심을 잡고 있으며, 마무리 손승락은 지난주 3연투에 이어 25일~27일 또 다시 3연투를 하며 뒷문에 튼튼한 자물쇠를 채우고 있다. 투타 베테랑의 분전이 후배들을 자극해 허슬플레이를 이끌어내는 측면도 있다.
조원우 감독은 조용하지만 뚝심있게 최근 상승세를 지휘했다. 지난 26일 NC전에서는 석연찮은 비디오판독에 퇴장을 불사하며 심판에 거세게 항의를 하는 모습으로 선수들의 투지를 자극하기도 했다.
|
|
|
▲ 사진=롯데 자이언츠 |
이렇게 긍정적인 신호들이 있지만 롯데의 상승세가 '기적'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아무리 롯데가 분발한다고 해도, 경쟁팀들도 가만 있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KIA가 최근 2연패로 주춤하지만 2.5게임차 추격을 허용할 만큼 전력이 허약하지는 않다. KIA는 지난해 통합우승을 했던 디펜딩 챔피언이다. 6연패까지 하며 추락했던 LG도 조금씩 안정을 찾는 중이다. 삼성은 꾸준함으로 경쟁에서 크게 밀려나지 않으면서 치고 올라갈 기회를 엿보고 있다.
남은 경기 일정도 롯데에겐 절대 불리하다. 롯데는 가장 많은 15경기나 남겨두고 있다. 10월 13일까지 잔여경기 기간 롯데의 휴식일은 앞으로 두 차례 월요일(10월 1일, 8일)밖에 없다. 10월 10일에는 kt와 더블헤더까지 잡혀 있다.
빡빡한 일정을 버티려면 선발투수진의 힘이 무엇보다 필요한데 듀브론트를 퇴출시켜 로테이션 자체가 버거운 상황이다. 박세웅이 돌아와 빈 자리를 메우고 있지만 앞선 등판이었던 25일 NC전에서 2⅓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듯 아직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손승락이 초인적인 힘으로 연투를 마다않고 버티고 있지만 불펜진도 과부하가 걸려 지친 모습이며 쉽게 실점하는 경우가 많다.
결과가 어떻게 나든, 롯데는 지금처럼 해야 한다. 팬들이 바랐던 바도 바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다. 늦게 발동이 걸린 것이 아쉽긴 하지만 롯데의 분발이 다른 팀들을 자극하며 2018 프로야구의 막바지 흥행에 불씨를 피워올린 것은 분명하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