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국무조정실 산하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5년간 리조트와 백화점, 고급 레스토랑 등에서 법인카드로 약 200억원을 사용한 것으로 1일 드러났다. 특히 클린카드 사용이 금지된 주말에도 6억원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돼 도덕적 해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KDI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보면, KDI 내 각 부서에서 리조트, 백화점, 레스토랑 등에서 총 4만5412회, 2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결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리조트에서 묵지 않는다는 공공기관의 관행에도 불구하고, 총 321회에 걸쳐 2억3681만원을 리조트에서 결제했다. 아시아팀은 앙코르 미라클 리조트에서 1578만원, 북한경제연구부는 미국 애너하임 소재의 ‘디즈니랜드 리조트’에서 4회에 거려 200만원을 사용했다.

호텔 결제 내역을 보면 워싱턴 플라자, 쉐라톤, 인터콘티넨탈 등 초호화 호텔에서 731회에 걸쳐 총 4억5000만원을 결제한 것으로 밝혀졌다. 임시연구원 및 위촉연구원 등도 거액의 호텔비를 결제한 것이다.

또 데이트 코스로 불리는 갤러리 카페에서 총 38건(661만원)을 결제했고, 반포 소재 EW갤러리 카페에서 주말에도 법인카드를 각각 27만원, 24만원 2회 사용한 것이 드러났다. 거제도에 위치한 횟집에서도 365만원이 쓰였다.

백화점 및 면세점에서 각각 158회(265만원), 6회(50만원)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원장실에서는 현대백화화점에서 52만원, 규제연구센터소장실에서 인천공항면세점에서 12만원을 일요일에 사용했다.

클린카드가 주말에 법인카드를 사용한 내역을 살펴보면 총 1,834회, 6억원이 결제됐다. 최고급 한우 식당에서 100만원이 넘는 금액을 결제하거나 강남 일대의 레스토랑, 카페 등지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한 내역이 다수 확인됐다.

법인카드 지출 내역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은 ‘항공권’이었다. 4186회에 걸쳐 약 112억원을 결제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KDI에서 항공 1등석을 이용할 수 있는 요건은 연구원 전체인원의 3% 수준인 선임연구위원 이상부터이다. 500만원 이상의 고액 결제 내역이 총 688회 확인됐고, 1회 결제내역 중 최고금액은 3200만원 이상으로 조사됐다.

관련해서 김 의원은 “혈세로 운영되는 국책연구기관의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했다”며 “법인카드를 쌈짓돈처럼 쓰며 초호화판으로 운영한 국책연구기관의 방만 경영 행태가 조속히 근절되도록 감사원 감사를 청구할 계획”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