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가 당 인적쇄신의 칼자루를 전원책 변호사에게 넘긴 가운데 ‘범(凡)보수 진영’이 다시금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반대로 통합의 대상으로 언급되는 바른미래당은 강하게 반발하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지난 1일 한국당 비대위는 전국 231명의 당협위원장을 전원 사퇴시키고 새로운 당협위원장 인선을 위한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를 가동해 본격적인 물갈이 작업에 들어갔다. 또 네 명의 조강특위 외부위원 중 한 사람으로 우선 전 변호사를 확정했다.
4일부터 조강특위 위원으로 활동하게 될 전 변호사는 위원직 확정 직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보수 단일대오’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기 시작했다. 당장 한국당의 차기 전당대회는 바른미래당과의 통합 전당대회가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병준 위원장 역시 ‘통합전대’ 성사 여부를 두고 “이 부분에 저도 동의한다”며 전 변호사와 궤를 같이했다.
한국당 비대위로부터 통합전대 얘기가 흘러나오자 바른미래당은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손학규 대표는 “한국당이 새롭게 당협위원장을 개편한다고 보수정당의 중심이 될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평가 절하했고, 김관영 원내대표도 “우리 당을 연애의 대상으로 생각해주니 고맙기는 하지만, 대답할 가치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호언’을 쏟아내는 바른미래당 지도부와 달리 정작 내부 사정은 녹록하지 않은 게 현실이다. 특히 ‘화학적 결합’을 자신했던 바른미래당이지만 내전 양상은 꾸준히 드러나고 있다. 판문점선언 비준동의를 둘러싸고 지상욱 의원이 공개적으로 반발했던 게 일례다. 또 유승민 전 대표도 당과 거리를 둔 지 오래고, 이언주 의원은 한국당과의 접촉 폭을 넓히고 있다.
손 대표 취임 이후 한 달이 지난 시점에 여전히 답보 상태인 지지율도 바른미래당의 주요 고민거리 중 하나다. 지금의 지지율로는 오는 2020년 총선에서 당의 생존을 담보하기는 힘든 상황. 한 야당 관계자는 “바른미래당이 선거제도에 사활을 거는 것도 당 생존 때문”이라며 “정계개편이든 총선이든 바른미래당은 어차피 없어질 당”이라고 박한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관련해서 손 대표는 “바른미래당은 통합의 대상이 아니라 정치개혁의 중심”이라고 반박했지만, 당 조직 재건의 밑바탕이 될 지역위원장 공모에서부터 인재난을 겪고 있는 바른미래당에게 선택지는 좁아지고 있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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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사진=자유한국당 홈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