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문화궁전에 3000명 남과 북‧해외인사 참석…김정은 위원장 불참
   
▲ 5일 오전 평양 인문문화궁전에서 열린 10.4 선언 11주년 기념 민족통일대회에서 조명균 통일부장관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박수치고 있다./평양사진공동취재단

   
▲ 5일 오전 평양 인문문화궁전에서 열린 10.4 선언 11주년 기념 민족통일대회에서 조명균 통일부장관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박수치고 있다./평양사진공동취재단
[평양공동취재단·미디어펜=김소정 기자]남북이 5일 10.4선언이 나온지 11년만에 처음으로 평양에서 공동 기념행사를 열고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을 철저히 이행해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남북이 10.4선언 11주년 기념행사를 공동으로 열게 된 것은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평양선언’을 통해 결정됐다.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 국회 및 시민단체 인사 등 160명의 우리측 방북단과 북측인원, 해외에서 온 인원을 포함해 모두 3000명이 참석했다. 

행사장에 참석한 북측 인사는 헌법상 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안동춘 최고인민회의 부의장, 김영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등이다. 다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날 행사장에 참석하지 않았다.

기념행사장인 인민문화공전 건물 외부 중앙 양측에는 대형 한반도기 현수막이 2대 걸려있으며, 입구 왼편에 2m 높이로 ‘10.4선언 발표 11돐 기념 민족통일대회 2007-2018’라고 적힌 대형 포스터가 붙었다.

입구에 들어서 행사장으로 가는 복도에는 김정일-노무현 정상회담 당시 사진 13점 정도가 전시됐다. 남측 참석자들은 자유롭게 기념사진을 촬영하면서 행사장으로 이동했다. 행사장 안에는 중앙 무대에 주석단이 배치됐고 배경 중앙에 파란색 한반도 그림이 내걸렸다. 

남측 참석자들이 입장하자 미리 도착해있는 북측 관계자들이 일제히 기립박수를 했다. 국제회의, 연회 등이 열리는 문화시설로 건설된 인민문화궁전의 3000석 규모 행사장에는 이미 북측 참석자들이 자리해있었으며 남측 참석자를 더해 모든 좌석이 꽉 찼다. 

‘민족통일대회’는 안명국 조평통 부위원장의 개회사로 시작됐다. 이어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연설을 갖고 “남북 정상이 역사적인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을 온 겨레에 안겨드린 것은 조선만대에 길이 빛날 불멸의 업적”이라며 “북과 남, 해외의 온 겨레는 통일겨레의 미래를 밝혀주는 이 역사적인 선언들을 이행하기 위해 총궐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은 “6.15통일시대의 흐름을 차단하는 반통일세력들에 의해 10.4선언을 비롯한 모든 북남관꼐가 한동안 전면 부정당하고 분열과 대결로 우리 민족사에 10년간의 긴 공백이 생긴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라면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사업이 지금껏 중단된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사업을 제대로 풀어 북남사업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오늘 우리는 (지난) 11년 시간을 빠르게 좁혀 민족의 화해와 단합,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를 위해 힘차게 전진하고 있다. 우리 여정에 10.4선언은 녹슬지 않은 이정표다”라면서 “11년의 시간을 넘어 남북 정상이 만났다. 이제 남북은 분단 70년을 넘어 누구도 가지 못한 새로운 미래를 개척할 것이다. 동해에서 서해까지 한라에서 백두까지 번영의 결실을 거둘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남북 및 해외 참석자들이 평양공동선언을 철저히 이행해 나가자는 내용의 공동호소문을 채택하기도 했다. “남북이 함께 판문점선언과 평양선언을 철저히 이행해 남북관계의 획기적인 발전과 평화번영을 향한 겨레의 전진을 가속화하자”며 ‘민족자주와 민족자결의 원칙’, ‘민족우선’을 강조하고, ‘전쟁위험의 완전한 종식’과 ‘핵무기와 핵위협 없는 평화’ 등의 내용을 담았다.

방북단은 이날 행사를 마친 뒤 평양냉면으로 유명한 옥류관에서 점심을 먹고 만수대창작사 등을 참관한다. 저녁에는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이 관람했던 대집단체조를 관람한다. 이후 방북단은 다음날 오전 중앙식물원을 참관한 뒤 2박3일의 일정을 마치고 귀환할 예정이다.

이날 기념행사 이후 별도로 조명균 통일부장관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남북 인사들의 회동도 진행됐다. 북측에서 김 상임위원장을 비롯해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 박명철 6.15공동선언 실천위원회 북측 위원장, 손형근 6.15공동선언 실천위원회 해외 위원장 등이 참석했으며, 남측에서 조 자관과 이해찬 대표, 원혜정 의원, 오거돈 부산시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