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독 의전총리 이미지론 국가개조 추진 불능, 책임총리제 구현해야

   
▲ 성준경 미디어펜 논설위원
박근혜 대통령은 여론재판으로 사퇴한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뒤를 이은 새 총리자 후보 지명 대신 정홍원 현 국무총리를 유임시켰다. 세월호 참사 책임을 지고 이미 사의를 표명한 총리를 유임시킨 것에 대해 여야 반응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향후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과 관련해 분분한 의견이 표출되고 있다. 세월호 사고와 관련 ‘국가대개조’라는 국정방향을 제시한 바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정 총리 활용 방안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가적 참사와 관련해 책임을 지고 사퇴의사를 밝힌 정 국무총리를 유임시킨 것은 안대희·문창극 두 총리 지명자들이 청문회도 거치지 않고 낙마한데 따른 국정공백의 장기화와 함께 후임 총리지명자의 재 낙마 우려에 대한 위기감의 발로에서 비롯된 고육지책(苦肉之策)으로 보인다.

윤두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박 대통령이 국정공백을 최소화하고 총리 인선을 둘러싼 국론분열을 막기 위해 정홍원 총리를 유임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정홍원 총리 유임에 대해 새누리당 지도부와 유력 당권주자들은 국정공백 최소화를 위한 대통령의 고뇌에 찬 결단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일반 의원들은 난감한 모습을 보였다고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야당인 새민련은 정 총리 유임에 대해 ‘무능정권 자임’ 운운하며 대통령과 정부의 세월호 참사 ‘책임회피론’을 언급하며 폄훼했다.

   
▲ 박근혜대통령은 사퇴의사를 밝혔던 정홍원총리가 세월호 참사이후 최대 과제인 관피아척결과 국가개조를 추동하기위해 실질적인 권한과 힘을 실어줘야 한다. 책임총리제를 구현하도록 해줘야 한다.   

박 대통령의 정 총리 유임은 여당 일각과 야당의 관성적 비판을 떠나 여러 가지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박 대통령은 4.27 정 총리가 세월호 참사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을 때 총체적 국가적폐 타파를 통한 ‘국가대개조’라는 명분 속에 그의 사표를 수리했다. 그런 다음 새로운 총리의 2기 내각을 통해 국정을 쇄신하겠다고 밝혔다.

국민들은 박 대통령의 정 총리 유임 결정을 보며 혹 대통령이 국민과 직접 약속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과 ‘국가대개조’ 실현이라는 시대적 과업을 방기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청와대는 정 총리를 중심으로 새 내각이 구성되면 ‘국가대개조’ 및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등 국정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청와대의 이런 다짐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세월호 참사 책임 소재에서 여전히 자유로울 수 없고. 사의표명으로 힘을 한번 잃어버린 정홍원 총리가 이끄는 제 2기 내각이 국정과업을 제대로 수행해 나 갈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표출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국민들의 이와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고 정 총리 2기 내각 체제를 통해 본인이 국민과 대내외에 천명한 국가적폐 타파와 ‘국가대개조’라는 국가적 과업들이 실현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과 함께 모든 역량을 다 쏟아 부어야 할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국정 최고 과제로 인식하고 있는 국가대개조’ ·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등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국정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여론의 지지가 필수적으로 담보(擔保)되어야 한다.

현재 박근헤 대통령의 지지율은 세월호 참사와 안대희·문창극 두 총리 후보자의 낙마 과정을 거치면서 60%를 상회하다가 40% 초반으로 떨어진 상태이다. 또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이미 앞지른 상황에 놓여있다. 설상가상으로 박 대통령은 절대적 후원세력이었던 보수층마저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중도사퇴와 관련해 청와대와 여당 등 ‘집권세력 책임론’을 제기하며 등을 돌리고 있는 현실 앞에 서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 같은 중차대한 위기 국면에서 이제 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 야권과 여론 일각에서는 ‘사의 총리의 유임’은 헌정사상 처음이라며 강력 비판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판단이 결코 틀리지 않았다는 평가를 들을 수 있도록 제반 노력을 다 기울여야 할 것이다.

박 대통령이 해야 할 우선적인 과제는 정 총리에 대해 힘을 실어주는 것이다. 현재 국민에게 비춰진 정 총리 모습으로는 박 대통령이 천명한 국가적 과업인 관피아 척결 등 국가적폐 일소 및 ‘국가대개조’ 사업을 책임질 동력을 확보하기 힘들다. 정 총리는 그동안 국정현장과 세월호 수습 및 대처과정에서 대독총리, 의전총리, 나약한 총리 이미지를 보여줬다. 

정홍원 총리는 유임 결정 후 "앞으로 국가를 바로 세우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과 공직사회 개혁, 부패 척결, 그리고 비정상의 정상화 등 국가개조에 앞장서서 내 마지막 모든 힘을 다 하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박대통령은 여론의 비난을 무릅쓰고 본인이 정 총리 유임을 결정한 이상 그가 밝힌 유임에 따른 국정의지에 걸 맞는 힘을 실어줘야 한다. 박 대통령은 ‘국가대개조’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라도 국민에게 강하게 각인된 정 총리의 허약한 의전총리, 대독총리의 이미지부터 탈바꿈시켜줘야 한다. 정 총리가 국민들에게 관피아 척결과 국가적폐를 강단 있게 할 수 있는 추진력을 가진 총리, ‘국가대개조’에 대한 뚜렷한 소신을 가지고 국정과업을 완수할 수 있는 위상을 가진 인물 이라는 인식을 갖도록 해야 한다. 그것은 바로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공약한 ‘책임 총리제’를 제 2기 정홍원 내각부터 구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세월호 참사는 대한민국의 총체적 부실과 무능을 다 드러낸 국가적 대 사건이었다. 이제 더 이상 소모적인 국무총리 낙마 등 비 비본질적인 사안으로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에 부여한 시대적 소명을 방치시키는 국정의 혼란이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 

박 대통령은 자신이 국민과 역사 앞에 약속한 낡고 병든 국가적 구악(舊惡)들을 청산하고 밝은 대한민국의 내일을 열게 할 책무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지금의 박 대통령처럼 만기친람(萬機親覽) 행태로 혼자서 이룰 수 없다. 대통령과 총리 및 내각이 다 함께 각자 역할을 분담해 치밀한 기획과 실천 속에 국민적 공감을 확보해 나갈 때만이 성공할 수 있다. [미디어펜=성준경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