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청와대 소방대가 적은 업무량에 비해 승진 등 특혜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현장을 누비는 소방관들의 성과는 저평가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안상수 자유한국당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청와대 소방대는 단 24건의 야간 출동 건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서울 내 23개 소방서가 평균 1만3036건의 야간 출동 한 것에 비하면 현격히 적은 업무량이다. 출동이 가장 많았던 강남소방서는 야간 출동만 1만8118건에 달했다.

이처럼 업무량에서 차이를 보임에도 정작 청와대 소방대의 승진률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총 30명으로 구성된 청와대 소방대원들의 최근 5년간 이력을 살펴보면, 절반 이상인 17명(56%)이 별도의 시험 없이 서류심사와 면접만으로 승진에 성공했다.

이런 가운데 소방의 대표 업무인 화재진압과 구급 출동에 나선 현장 소방관들의 성과는 홀대받고 있다는 게 안 의원의 설명이다.

안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18 서울, 인천 성과등급표’를 살펴보면 외근직(출동직)보다는 내근직(행정직)에게 우수한 평가가 부여되고 있었다.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서 근무하는 소방관 6866명(내근직 1292명, 외근직 5574명) 중 ‘S등급’ 평가를 받은 내근직은 693명(54%)이었으나, 외근직은 1025명(18%)에 불과했다. 비율로 따지면 내근직이 외근직에 비해 후한 업무평가를 받고 있는 꼴이다.

이는 서울과 인접한 인천 지역에서도 비슷한 양상이다. 인천에서 근무하는 2587명의 소방관 중 ‘S등급’ 평가 비율은 내근직(421명, 55%)이 외근직(226명, 12%)보다 월등히 높았다.

안 의원은 “출동직 소방관들이 차별받는 이유는 성과평가위원회가 내근직으로만 구성된 ‘제 식구 감싸기식’ 행정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직원 사기를 저하시킬 수 있는 성과평가를 지양하고, 내근직과 외근직 성과를 따로 평가해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안상수 자유한국당 의원./자유한국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