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재계의 주름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성장률과 고용 등 경제지표가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가운데 유가와 환율 변동성까지 확대되면서 경영 시계가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 중장기 경제 성장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정책적 변화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18일 한국경제연구원의 ‘KERI 경제동향과 전망 : 2018년 3/4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은 2.7%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기존 2.8%에서 0.1%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한국은행도 올해 경제성장률을 2.9%에서 2.7%로 낮춰 발표했다.
|
|
|
▲ /사진=미디어펜 |
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잇달아 하향 조정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을 당초 3.0%에서 2.8%로 낮췄다. 내년 성장률 전망 역시 2.9%에서 2.6%로 조정됐다. 해외 투자은행들도 부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등이 올해와 내년 전망치를 낮춰 잡고 있다.
정부가 중점 정책과제로 꼽고 있는 고용도 살아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지난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률은 61.2%로 1년과 비교해 0.2%포인트 하락했다. 고용률은 올해 2월 0.1%포인트 떨어진 이후 8개월 연속 내리막이다.
여기에 유가와 환율까지 기업들의 어깨를 누르고 있다. 일부에서는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이 달러 약세를 유도하고 있다는 시그널도 잇달아 포착되고 있다.
유가 상승은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생산비용을 높여 물가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 원화 가치가 올라갈 경우 수출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고, 기업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대내외 불화실성이 가시화 되면서 당분간 기업들은 보수적 경영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우리 경제의 활력을 떨어 뜨릴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한경연은 투자위축이 올해 국내 성장흐름 약화를 주도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14.6%의 성장률을 기록했던 설비투자는 기존 증설설비에 대한 조정, 금리상승, 성장둔화, 무역마찰 장기화에 따른 추가 설비증설 유인부족으로 올해는 1.5%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 봤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기존에 계획했던 투자를 수정하거나 축소하려는 움직임은 아직 없다”며 “주요 시장의 움직임이 빨라지는 만큼 다양한 변수를 고려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재계는 내년에도 경기가 호전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제단체와 투자은행들은 수출증가세 약화와 투자 감소 등의 이유를 들어 내년 우리 경제가 2% 중반대 성장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저성장이 고착화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제 활성화를 위한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특히 국내 경기 하락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정책적 노력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최근 한경연이 개최한 '위축되는 체감경기, 경기실상은?'이라는 주제의 세미나에 참석한 강성진 고려대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제 의무화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비가역성을 우려했다.
강 교수는 “대외적 여건이 좋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국내경기가 좋지 않은 이유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특히 소득주도성장정책 등의 영향을 면밀하게 볼 필요 있다” 고 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