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부터 대한민국에서 ‘미투(me too) 운동’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음지에 있던 성폭력 피해 여성들의 사례가 피해자 본인의 입에서 터져 나왔다. 이들의 목소리가 사회적으로 주목받고, 또 반향을 일으키자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졌다. 다만 여권(女權) 신장에 목적을 둔 페미니즘이 ‘역차별’을 발생시킨다는 일각의 주장도 제기되면서 성별 대립의 양상도 나타났다. 이에 미디어펜은 ‘아름다운 동행’ 연재를 통해 진정한 페미니즘의 발현을 위한 방법을 찾아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아름다운 동행-페미니즘②]“여자도 군대가라”…여성혐오? 힘투? 원인과 양상은
[미디어펜=김동준 기자]“여자는 군대부터 다녀오고 말해라”
여성단체가 주도하는 ‘혜화역 시위’를 다룬 기사에 달린 댓글 중 일부다. 여성들이 여권(女權) 신장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이에 따른 남성들의 호소도 들리기 시작하면서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성별 대립의 구도가 형성되는 양상이다.
특히 강제추행 혐의로 실형이 선고된 ‘곰탕집 성추행 사건’을 두고 ‘남성 시위’가 오는 27일로 예고돼 여성단체의 시위가 이어졌던 혜화역 주변은 남성들로 가득 찰 전망이다. 시위를 주도하는 네이버 카페 ‘당신의 가족과 당신의 삶을 지키기 위하여’ 측은 시위 목적을 “사법부의 ‘유죄추정의 원칙’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이들이 말하는 ‘곰탕집 성추행’은 지난해 11월 대전의 한 곰탕집에서 한 남성이 여성의 신체를 만진 혐의로 1심에서 징역 6개월의 징역을 받은 사건을 일컫는다.
이 사건은 피의자의 아내가 온라인 커뮤니티와 청와대 청원게시판 등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을 올리면서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법원이 명확한 증거 없이 피해자의 일방적 진술만으로 실형을 선고했다’는 게 피의자 아내의 주장. 사건 당일 CCTV 화면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법원이 여성의 진술만으로 편파적인 판결을 했다는 여론이 빗발쳤다.
이처럼 남성들이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은 ‘미투(me too) 운동’의 발원지인 미국에서 거짓 미투에 반발해 생겨난 ‘힘투(him too)’ 바람이 불고 있는 것과 궤를 같이한다. 여성들의 목소리가 대두되면서 되려 남성이 ‘잠재적 가해자’로 낙인찍히는 분위기 또한 형성됐다는 논리다.
실제 ‘워마드’ 등 여성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곰탕집 성추행 사건에 대한 남성 시위를 조롱하는 표현이 쏟아지고 있다. 몇몇 게시물에서는 ‘냄져가 무슨 시위노’ 등 이번 시위를 폄훼하는 표현이 난무하기도 한다. 이에 시민단체 등에서는 급진적인 여성들의 행위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 페미니즘은 틀렸다’의 저자인 오세라비 사회연대노동포럼 공동대표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한국 사회를 현재 휩쓸고 있는 페미니즘은 남성 혐오”라며 “미국의 급진 페미니즘이 그대로 한국에 수입됐다. 과격하고 극단적인 것만 골라 담아왔는데 여성단체들은 앞으로 혁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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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심에서 강제추행 혐의로 징역 6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남성의 부인'이라고 밝힌 청원인이 '남편의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을 놓고 사회 곳곳에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