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재계 1·2위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총수 부회장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두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위기탈출의 해법을 찾기 위해 현장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30일 베트남을 방문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전략을 점검한다.
|
|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경영복귀 후 수 차례 해외출장을 통해 시장점검과 신성장동력 발굴에 몰두했다. 그러나 베트남행은 앞선 해외 출장과 다소 결이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베트남에서 스마트폰과 TV 생산라인을 둘러보는 것으로 알려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특히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전략을 면밀하게 살펴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베트남에 1억5000만대 규모의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거센 위협을 받고 있다.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지만 프리미엄 시장과 중·저가 시장에서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부문의 수익도 예전만 못한 상황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내년이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상반기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S10(가칭)과 폴더블폰 등을 통해 혁신성과 소비자가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최근 중저가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지만 시장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프리미엄 제품의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부회장은 베트남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방향성을 고민할 가능성이 크다. 4차 산업혁명과 5세대(5G)통신 시대에 소비자와 네트워크의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있는 스마트폰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
|
|
▲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사진=현대차 |
정 수석부회장의 위기감은 더욱 크다. 올해 3분기에 현대차의 영업이익이 288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76% 떨어졌고, 국내 자동차 생태계의 위기론이 확대되고 있다. 연료전지·자율주행차 등 미래 기술 확보가 시급한 상황에서 미국의 관세장벽, 수익성저하 등의 악재도 정 수석부회장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우선 정 수석부회장은 자동차 업계의 위기 극복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최근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기아차 1차 협력사 대표 10여명을 만나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대내외적으로 닥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고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부품업계는 완성차 업체의 생산물량 조절과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 무역전쟁 등 공장 가동률이 하락하고 자금난에 처하는 등 경영난이 현실화 되고 있다. 부품업계는 정부에 3조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요청했고, 정부는 우대보증 1조원 공급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달 정 수석부회장은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단에 참가하지 못하고 미국행을 선택하기도 했다. 핵심 시장인 미국의 관세폭탄을 피하기 위해 행정부 및 의회 관계자들을 잇달아 접촉했다.
재계 관계자는 “대내외환경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두 그룹 총수의 판단과 선택이 어느 때 보다 중요해지고 있다”며 “선대와는 다른 경영환경에서 두 부회장이 어떤 색깔의 리더십으로 위기를 넘어설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