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보스턴 레드삭스가 5년 만에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LA 다저스는 2년 연속 월드시리즈에 올라 모두 패하며 또 눈물을 흘렸다.

보스턴은 2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5-1로 이겼다. 이로써 보스턴은 홈 1, 2차전과 원정 4, 5차전을 이겨 4승 1패로 다저스를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보스턴의 월드시리즈 우승은 5년 만이자 통산 9번째. 1903년 첫 우승을 차지한 보스턴은 1912, 1915, 1916, 1918년 정상에 오르며 강팀으로 군림했다. 하지만 그 유명한 '밤비노의 저주'에 걸려 이후 20세기가 다 가도록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2004년 다시 우승하며 저주를 푼 보스턴은 2007, 2013년에 이어 올해도 월드시리즈를 제패했다.

1988년 우승 이후 월드시리즈 정상과 인연을 맺지 못한 다저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월드시리즈까지 올랐다. 하지만 30년 만의 우승 도전은 3차전 한 번만 이겨보고 허망하게 끝나고 말았다. 다저스는 지난해 월드시리즈에서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3승 4패로 졌다. 

이날 5차전 양 팀 선발투수로는 다저스가 예정대로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를 내세웠고, 보스턴은 파격적으로 데이비드 프라이스를 등판시켰다. 커쇼는 지난 24일 1차전 선발을 맡았기에 정상적인 로테이션에 따른 것이었지만, 프라이스는 25일 2차전 선발에 이어 27일 3차전에는 구원 등판한 바 있다. 그리고 이날 5차전에 다시 선발로 마운드에 오르는 놀라운 투혼을 보여줬다.

프라이스의 역투와 필요할 때마다 터져나온 홈런포가 보스턴의 우승을 이끌었다.

프라이스는 7이닝이나 던지면서 단 3안타만 내주고 1실점밖에 하지 않았다. 반면 커쇼는 나흘을 쉬고 등판했으나 역시 7이닝을 던지는 동안 7피안타를 기록했고, 그 가운데 홈런을 3방이나 맞으며 4실점해 팀을 벼랑 끝 위기에서 구해내지 못했다. 커쇼는 1차전에서도 4이닝 5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된 바 있다.

1회, 두 팀은 홈런 공방을 벌였다. 선공에 나선 보스턴이 1회초 1사 1루에서 스티브 피어스의 투런포로 기선 제압을 했다. 피어스는 커쇼의 147㎞짜리 밋밋한 직구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다저스도 1회말 선두타자 데이비드 프리즈가 프라이스의 초구(148㎞ 직구)를 노려쳐 우중월 솔로포로 응수하며 2-1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 1회말 선두타자 홈런으로 뽑아낸 점수가 다저스의 이번 월드시리즈 마지막 득점이 됐다. 이후 다저스 타선은 3회말 1사 3루 찬스도 놓치는 등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2-1로 불안한 리드를 이어가던 보스턴은 6회초 무키 베츠가 솔포홈런을 터뜨려 기세를 끌어올렸고 7회초에도 마르티네스가 솔로포를 보태 4-1로 달아났다. 커쇼는 7회까지 피홈런 3방으로만 4실점하고 물러났다.

보스턴은 1회 선제 투런포의 주인공 피어스가 8회 바뀐 투수 페드로 바에스로부터 쐐기 솔로포까지 쏘아올리며 우승을 확인했다. 

프라이스가 7회까지 1실점만 하고 물러난 다음에는 조 켈리가 8회 1이닝을 책임졌고, 크리스 세일이 9회말 마무리로 등판해 3타자 연속 삼진으로 화끈하게 경기를 끝냈다. 

다저스의 1승4패 패퇴로 류현진은 아쉽게 한 경기 등판으로 첫 경험한 월드시리즈를 마감했다. 류현진은 지난 25일 2차전에서 한국인 최초로 월드시리즈 선발 등판 기록을 세웠으나 4⅔이닝 4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만약 다저스가 이날 5차전을 이겼다면 류현진은 31일 6차전에 선발 등판 예정이었으나 기회가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