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대북제재와 남북 경협 등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놓고 한미간 이견이 심각하다는 경고를 내놓은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이에 따르면, 미 정부 관료들이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에 매우 우려하거나 심지어 분노하고 있다는 언급까지 나왔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최근 미 국무부 초청으로 워싱턴DC를 방문한 우리나라 외교부 기자단을 만나 "공개적으로 미국은 문재인 대통령과 문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노력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미국 정부 관계자들과 얘기를 나눠보면 상당수가 문 대통령 행동에 대해 매우 우려하거나 심지어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이제는 워싱턴가에서 서울이 북한을 바라보는 상황에 대한 서로 다른 견해를 얘기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 정부가 한국 정부에게 공개적으로는 미소 짓고 있지만 워싱턴에서는 사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여러차례에 걸쳐 '속도를 늦추라'는 상당히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강조했다.

특히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문 대통령이 약속하고 있는 북한에 대한 경제적 혜택을 떠나서 워싱턴과 서울 간에 서로 다른 견해를 보여주는 것은 평화체제 및 종전선언에 대한 입장차"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청와대와 한국 국회, 외교부 관계자들을 만나 얘기해보면 이들은 '한미가 어깨를 나란히 하고 함께 나아간다'고 말하면서 '미국이 이에 대해 지지를 보낸다'고 하지만, 이는 미국 정부 관계자들에게서 들은 소리와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 선임연구원 또한 이와 관련해 "지난달 펼쳐진 상황들을 보면 한미 관계에 틈이 드러나고 있다는 점을 감지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우리 외교부 기자단에게 "사실 이와 같이 잠정적으로 한미간 이견이 생길 수 있고 드러나기 시작했던 것은 평양 정상회담 때부터 혹은 그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며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설치를 두고 한미 간에 벌어진 물밑 논의들을 봐도 이러한 부분들을 감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남북 군사분야 합의에 대해 "한미 군당국 간 사전 협의, 청와대와 미국 백악관측 카운터파트간 사전협의에서 이를 논의했던 부분에 대해 우려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대북제재와 남북 경협 등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놓고 한미간 이견이 심각하다는 경고를 내놓은 것으로 29일 알려졌다./미국 백악관 공식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