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강정호(31)의 현 소속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내년 강정호에 대한 구단 옵션을 포기했다. 이로써 강정호는 FA 자격을 얻게 됐지만 계속해서 피츠버그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강정호는 지난 2015년 1월 피츠버그와 4+1년(구단 옵션), 최대 1650만 달러의 계약을 체결하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올해까지 4년이 지났고, 피츠버그 구단의 내년 연봉 550만달러 옵션이 남아있었다. 즉, 피츠버그 구단에서 내년에도 강정호와 함께 하고 싶으면 옵션을 행사해 연봉 550만달러를 지급하면 된다.

하지만 피츠버그 구단은 지난 30일(현지시간) 내야수 강정호와 조디 머서를 FA 선수로 공시했다. 구단이 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이로써 강정호는 FA 신분이 됐고 자유롭게 모든 팀과 계약이 가능해졌다.

   
▲ 사진=피츠버그 파이어리츠 SNS


강정호는 자신을 원하는 팀을 찾아 나서겠지만 피츠버그와 다시 계약할 가능성도 있다. 피츠버그가 강정호에 대한 옵션을 포기한 것은 전력외 선수로 분류했기 때문이 아니라 550만 달러 연봉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츠버그는 강정호를 FA로 푼 다음 기존 연봉보다 낮은 조건을 제시해 계약을 이끌어내는 시도를 할 수가 있는 것이다.

이는 강정호를 영입하려고 나설 구단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 비롯된다. 강정호는 장타력을 갖춘 내야수로 장점이 있지만 2016년 12월 국내에서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일으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받았다. 이로 인해 미국 취업비자 발급을 못받아 2017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피츠버그 구단이 음으로 양으로 도와 올해 4월 취업 비자를 다시 얻어 미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강정호는 마이너리그에서 뛰며 메이저리그 복귀 준비를 하다가 손목 부상을 당해 수술을 받는 등 올 시즌에도 제대로 활약을 못했다. 확대 엔트리가 적용된 시즌 막판 3경기를 남겨두고 콜업돼 신시내티 레즈와 3연전에서 6타수 2안타를 기록한 것이 올해 메이저리그 성적의 전부다.

강정호에 대한 구단의 옵션 포기는 이처럼 근 2년 가까이 메이저리그 무대를 떠나 있던 강정호에게 좋은 조건을 제시하며 영입을 원하는 구단이 없을 것이라고 판단한 피츠버그가 몸값을 낮춰 새로 계약을 하기 위한 수순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재정이 넉넉치 않은 피츠버그에게 연봉 550만달러는 적지않은 액수이기 때문이다.

물론 강정호의 잠재력을 높이 사는 구단이 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강정호는 좋은 대우를 해주는 새 소속팀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수 있게 된다.

강정호는 4년간(실질적으로는 2년 남짓) 메이저리그 통산 232경기 출장, 타율 2할7푼4리 204안타 36홈런 120타점 출루율 3할5푼5리 장타율 4할8푼2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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