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선거제 개편을 위한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본격적으로 가동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등 거대 정당의 입장에 이목이 쏠린다. 특히 한국당은 당장 정해진 당론은 없지만, 내부에서는 선거제에 대한 의견이 조금씩 흘러나오는 양상이다.

지난달 1일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민주당의 입장과 달리 개헌과 선거제 개편을 분리해서 논의할 수 있다는 의지도 보였다. 여당 대표가 개헌과 선거제 개편을 분리해서 논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선거관리위원회 역시 최근 열린 정개특위 전체회의에서 국회의원 300명을 지역구 200명, 비례대표 100명으로 하는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정치관계법 개정의견을 보고했다. 유권자의 정당지지도와 의석 점유율 간 비례성이 일치하지 않는 점을 극복하고, 대표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미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 3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목소리를 내 오고 있어 선거제 개편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상황.

그러나 선거제 개편의 ‘키 맨’ 역할을 하는 한국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부정적인 모습이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1일 비상대책위원 회의에서 “제왕적 대통령제를 두고 다당제를 하면 사실상 야당 분열을 고착화할 수 있다”고 했다. 사실상 개헌과 선거제 개편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뜻을 재차 피력한 것.

다만 선거제 개편을 위한 당론을 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한국당 내에서 제시되기도 했다. 31일 비대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정우택 의원은 “(선거제 개편) 논의도 없이 정개특위 위원들이 회의에서 발언했는데, 대단히 위험한 행동”이라며 “당에서 빨리 선거구제에 대한 논의과정을 밟아 정개특위 위원들의 활동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보다 앞서서는 정진석 의원이 “국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국회의원 수를 줄이자는 것인데, 왜 우리가 선창하지 못하느냐”며 “복합 선거구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 국회 본회의장./미디어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