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양 팀 외국인-토종 에이스의 선발 맞대결이 성사됐다. 우천 순연으로 생긴 변수다.

8일 인천에서 열릴 예정이던 두산 베어스-SK 와이번스의 한국시리즈 4차전이 우천으로 순연 결정이 났다. 4차전은 하루 뒤로 밀려 9일 오후 6시 30분 열린다.

당초 8일 4차전 선발로 이영하(두산)와 김광현(SK)이 예고돼 있었다. 경기가 9일로 순연되자 두산은 선발투수를 린드블럼으로 바꿨고, SK는 김광현을 그대로 내세운다.

린드블럼은 지난 4일 1차전 선발로 등판해 이번 시리즈 두번째로 마운드에 오르게 됐고, 김광현은 첫 선발 출격이다.

   
▲ 사진=두산 베어스, SK 와이번스


두 투수는 사실상 팀의 에이스다. 린드블럼은 올 시즌 다승 공동2위(15승), 평균자책점 1위(2.88)를 기록하며 두산의 정규시즌 우승에 크게 기여했고,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로 중용됐다.

김광현은 부상에서 부활해 등판 간격이나 투구이닝 조정을 받으면서도 11승을 올렸고 평균자책점 2.98(규정이닝 미달)의 좋은 성적을 냈다. 정상적인 로테이션이라면 1차전 선발로 나섰을 테지만 SK가 넥센과 치른 플레이오프에서 5차전까지 가는 바람에 한국시리즈 등판 순서가 4번째로 밀렸다. 김광현은 플레이오프 1차전과 5차전 선발로 나섰다.

두산이 4차전 선발을 이영하에서 린드블럼으로 바꾼 것은 3차전까지 1승2패로 SK에 뒤졌기 때문이다. 4차전까지 내줄 경우 두산은 3패를 먼저 안게 돼 벼랑 끝으로 내몰린다. 어떻게든 4차전을 잡고 균형을 이뤄야 한숨 돌리고 정상에 도전할 수 있다.

이영하도 올 시즌 10승을 올리며 팀 선발진의 한 축으로 성장하긴 했으나 한국시리즈 선발은 처음인데다 상대 선발 김광현과 비교하면 객관적으로 밀리는 것이 사실이다. 두산은 우천 순연으로 하루 여유가 생기자 믿을 수 있는 카드 린드블럼으로 선발을 변경한 것이다. 린드블럼은 1차전 후 4일 휴식 후 등판이 돼 무리는 없다.

다만, 린드블럼이나 김광현이나 현재 컨디션이 최상은 아니다. 린드블럼은 한국시리즈 무대 데뷔 등판이었던 1차전에서 6⅓이닝 5실점으로 기대에 못미치는 피칭을 하고 패전투수(두산 3-7 패)가 됐다. 한동민과 박정권에게 투런 홈런을 두 방 맞은 것이 뼈아팠다.

김광현도 플레이오프 2경기 등판에서 한 번도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1차전에서 6이닝 5실점, 5차전에서 5⅔이닝 3실점하고 승패를 기록하지 않았다. 그래도 김광현은 한국시리즈에서는 통산 8경기 등판해 3승 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62(34⅓이닝 11실점 10자책점)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두산이 외국인 에이스 린드블럼을 앞세워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돌릴 수 있을까, SK가 토종 에이스 김광현의 호투로 3승을 선점하며 8년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한 발 앞으로 다가설 수 있을까. 우천 순연이 두 팀의 운명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9일 열리는 4차전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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