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 위원이었던 전원책 변호사가 전당대회 일정 등을 놓고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갈등을 빚은 끝에 해촉됐다. 당장 김 위원장의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향후 비대위가 극복해야 할 과제도 산더미다.
김 위원장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어떤 경우에도 당의 기강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 당의 기강이 흔들려서는 어떤 쇄신도 혁신도 불가능하다는 생각”이라며 “더 다잡아서 남은 비대위 활동 기간 더 내실 있는 결과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다짐과는 달리 비대위의 혁신작업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 위원장 본인이 영입에 열을 올린 전 변호사를 위촉 한 달여 만에 ‘셀프 해촉’하면서 리더십 논란이 불거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것. 여기에 비대위의 리더십이 흔들리면서 친박계의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김 위원장에게는 부담이다.
우선 김 위원장이 맞닥뜨릴 첫 위기는 14일 있을 전 변호사의 기자회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 변호사는 앞서 ‘조강특위 인선’에 외압이 있었다는 식의 문제를 제기함과 동시에 비대위를 향한 폭로를 예고했다. 그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위원장이 특정인을 조강특위 위원에 넣어달라고 (명단을) 갖고 온 적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조강특위 인선이 원활하지 않아 당에 추천돼 있던 인사 두 분, 그것도 전 변호사와 가까운 분들이라 생각해서 명단을 드린 적은 있다”며 “저와 아무런 관계도 없는 분을 제가 강요할 이유가 있겠나”라고 반박했다.
전 변호사가 해촉되면서 선장을 잃은 조강특위의 후속 인선도 문제다. 후속 인선이 늦어질수록 김 위원장이 바라는 당 혁신은 늦어질 공산이 크기 때문. 이진곤 조강특위 위원은 이날 MBC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2월 말 전당대회라는 게 정해졌으니 날짜에 맞춰 가야 하는 것 아니겠나”라며 “당에 인적 지원 등을 최대한 요청할 생각”이라고 했다.
친박계가 비대위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다시금 고개를 들 수 있다는 점은 김 위원장에게 있어 가장 큰 악재다. 지난달 말 비대위-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친박계로 분류되는 홍문종 의원과 범친박계로 통하는 정우택 의원은 비대위와 복당파의 행보에 날을 세운 바 있다. 특히 비대위의 당협위원장 ‘물갈이’ 의도마저 의심하는 상황.
홍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이분들(비대위)이 말하는 지구당위원장(당협위원장)을 바꾼다는 것은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를 선출하는 데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것 외에 아무 의미가 없다”고 평가 절하했다.
때문에 비대위가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려면 인적쇄신의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물밑에서 계파와의 간극을 좁힐 설득작업이 병행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현실정치 경험이 없는 김 위원장이 당내 잠복해있는 계파를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비대위 성공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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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왼쪽)와 최병길 비대위원./자유한국당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