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진 총수 영향력 확대…60대 CEO 거취, 내년 그룹 경영 가늠자 될 전망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연말 정기인사가 다가오면서 주요 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의 거취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대내외 변동성확대와 신성장동력 확보 등 총수를 중심으로 한 각 그룹사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그룹사들이 연말 정기인사를 앞두고 평가 작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세대교체’ 폭은 각 사 사정에 따라 엇갈릴 전망이다.

   
▲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 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사진=연합뉴스

특히 5대그룹의 연말 인사 방향이 주목되고 있다. 올해 삼성과 현대자동차, SK, LG, 롯데에 젊은 총수들의 영향력이 더욱 확대되면서 일부 그룹의 조직정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총수들이 ‘성과’와 ‘능력’을 우선순위에 두고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인물을 심사숙고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가운데 60대 CEO들의 움직임이 주목되고 있다. 이들을 통해 내년 각 그룹의 경영 방향을 읽을 수 있다는 평가 때문이다. 재계와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 등에 따르면 국내 5대 그룹 계열사 대표이사 122명(오너일가 제외)의 평균 연령은 58.1세다. 이 중 46명(37.7%)이 60대다.

올해 인사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그룹은 LG와 현대차다. LG는 구광모 회장이 취임했고, 현대차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입지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5대그룹사 중에 두 그룹의 변화가 가장 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우선 재계는 지난 9일 단행된 LG화학의 인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LG화학이 1947년 창립 이후 처음으로 외부에서 CEO를 영입했기 때문이다. 내년부터 LG화학을 이끌 신학철 부회장(61)은 평사원으로 입사해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3M 해외사업을 총괄하며 수석부회장까지 오른 전문경영인이다.

LG화학 수장이 교체되면서 LG 계열사 60대 부회장단에 대한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현재 권영수(61)㈜LG 부회장과 조성진(62) LG전자 부회장, 한상범(63) LG디스플레이 부회장, 하현회(62) LG유플러스 부회장, 차석용(65) LG생활건강 부회장이 포진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이미 ㈜LG와 LG유플러스 CEO가 맞이동했고, 당분간 구광모 회장을 보좌할 베테랑 경영자가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어 올해 인사 폭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3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한 현대차는 체질개선과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조직 개편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당초 예상보다 더 큰 폭의 세대교체가 당행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수석부회장에 오른 정의선 부회장을 중심으로 새판을 짤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 그룹은 조원장(64) 현대다이모스 대표, 성상록(64) 현대엔지니어링 대표 등 60대 CEO가 10명에 달한다. 아울러 현대차 차량부문에 있는 60대 부회장 4명의 역할이 조정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과 SK, 롯데는 상대적으로 변화의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인사에서 60대 CEO가 대거 물러났다. 현재 삼성 계열사 중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전동수 삼성메디슨, 남준우 삼성중공업,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 김용식 세메스 대표 등이 60대다. 김태한 대표가 7년 이상 재임하고 있지만 김기남, 남중우 대표는 1년이 되지 않은 상황이다.

SK는 박만훈 SK케미칼, 변영삼 SK실트론, 박성욱 SK하이닉스 대표 등이 60대다. 앞서 SK는 지난 2016년 인사에서 주요 계열사 CEO들을 교체했고, 올해 SK하이닉스가 사상 최고 실적을 올리는 등 기존의 틀을 대부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롯데는 신동빈 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대규모 인사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는 세대교체보다는 조직 안정에 무게를 실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롯데에서는 이재혁 롯데제과 대표, 송용덕 롯데호텔 대표 등 15명의 60대 CEO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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