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지향의 컨셉과 고정관념 깬 제품, HMR과 배달음식의 대안이 될수도...오뚜기의 '터닝포인트' 될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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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뚜기의 '쇠고기미역국라면'./사진=오뚜기 |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어찌 이렇게 미역국 맛을 그대로 재현했을까. 미역국을 판매하는 그 수많은 HMR(가정간편식) 브랜드들 이제 어떻게 될까. 라면이라고 하기에 정말 아까운 라면이네."
오뚜기의 '쇠고기미역국라면'(이하 미역국라면)을 처음 먹어보고 떠올렸던 생각들이다. 그릇을 가득 채우는 미역들과 쇠고기맛, 마지막 한방울 떨어뜨리는 참기름 맛까지 미역국라면은 어머니가 해주시는 미역국 맛을 그대로 재현했다. 어찌 이리 만들 수 있을까 숟가락을 들 때마다 감탄사를 연발했다.
미역국라면은 라면업계 및 식품업계, 심지어 배달업계에까지 큰 파장을 몰고 올 베스트셀링 제품으로 예상한다. 한동안 히트상품이 나오지 않았던 식품업계에 소나기 같은 제품이다. 예술작품으로 치면 아주 빼어난 수작(秀作)으로 평가하고 싶다.
수십 년간 국내 라면업계는 특정 기업의 매운맛 라면으로 "한국 라면은 맵다"라는 인식이 강했다. 한국 라면은 매웠고 또 매운 것이 한국 라면이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미역국라면을 접하고 '이제 한국 라면도 변하고 있구나'라고 실감했다. 오뚜기의 미역국라면은 '라면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제품'이라고 단호히 말하고 싶다.
지난 9월 출시된 미역국라면은 출시 40일 만에 500만개 판매를 돌파했다. 지금도 대형마트에 가면 기존 라면보다 고가에 판매되지만 불티나게 판매되고 있다. SNS 마케팅이나 판촉활동 등으로 판매가 일시적으로 늘어나는 현상이 아니다.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미역국라면을 선택하고 있다. 단기간에 끝날 모양새가 아니다.
가장 먼저 미역국라면은 웰빙과 건강을 지향하는 소비자들에게 먹힌 것으로 보인다. "라면은 인스턴트 식품이야", "라면은 건강에 좋지 않아"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미역국라면은 "라면으로 든든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처음 미역국라면이 출시됐을 때 라면과 미역국이 궁합이 맞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먹어보고 싶지 않을 정도로 '케미'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실제 먹어봤을 때의 그 맛은 '고정관념은 일찍 깨는 게 좋겠구나'라고 느꼈다. 미역국라면은 고정관념을 깬 역발상 제품이라는 점에서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미역국라면에 들어있는 건더기스프와 액체스프만으로 미역국을 먹기에도 좋아 보였다. 라면이라고 부르기에 너무나 아까운 제품이다. 미역국라면은 시중에 판매되는 미역국 가정간편식(HMR) 제품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더 저렴한 가격에 미역국 맛을 느낄 수 있다면 HMR 대신 미역국라면을 선택할 것 같다. 미역국이 먹고 싶어 배달음식을 주문하는 소비자에게도 미역국라면은 충분히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다만 미역국라면의 나트륨 함량은 1800mg으로 1일 기준치의 90%에 해당한다고 한다.
그동안 오뚜기는 콩국수라면, 팥칼국수, 쫄면, 막국수 등 여러 제품을 출시하며 라면 시장의 확대를 꾀해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홈런을 치지 못했다. 이번 미역국라면은 오뚜기에게 있어 큰 '터닝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견해 본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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